이란 사법부, '영국 내통' 이중국적 전 국방차관 사형 집행
"영국 MI-6에 정보 넘겨…2020년 핵과학자 암살에 관여" 주장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사법부가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전 국방부 차관에 대한 형을 집행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사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영국 정보당국과 내통한 혐의를 받는 알리레자 아크바리 전 국방부 차관의 형을 집행했다고 발표했다.
아크바리 전 차관은 영국 정보기관 MI-6와 내통하고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고 사법부는 주장했다.
이란 정보부는 아크바리 전 차관에게 거짓 정보를 흘려 그의 스파이 행위를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이란·영국 이중국적자인 아크바리 전 차관이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유엔과 협력을 주도해 휴전을 끌어냈고, 2015년 이란과 서방의 핵협상에서도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민간 싱크탱크를 운영하던 아크바리 전 차관은 2019년 체포된 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사형 선고 소식은 지난 11일 처음 알려졌다.
지난 12일 이란 국영 언론들은 아크바리 전 국방부 차관이 죄를 자백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편집된 영상 속에서 아크바리 전 차관은 "그들(영국 정보당국)은 상황에 따라 이란 고위 관리에 대해 알고 싶어 했다. 예를 들어 파크리자데가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지 물었다"고 말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이끈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는 2020년 11월 테헤란 교외의 한 도로에서 기관총에 맞아 피살됐다.
당시 이란은 암살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었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3일 "아크바리가 받는 혐의와 사형 선고에는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있다"며 "그는 수감 중 고문을 당하고 거짓 자백을 강요받았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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