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법원, 군경연금 상대 투자사기 재벌에 벌금 4천680억원
연금·국영보험사에 1조8천억원 손해 끼쳐…종신형 복역 중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법원이 군인·경찰연금을 투자 사기 등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인도네시아 재벌에게 4천억 원이 넘는 벌금을 부과했다.
13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네시아 부패 법원은 인도네시아 군경 연금회사 아사브리 관련 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베니 초크로사푸트로 회장에게 벌금 5조7천억 루피아(약 4천680억 원)를 부과했다.
재판부는 베니 회장의 주가 조작 및 사기 혐의 등에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그가 2020년에 발생한 '지와스라야 보험 사태'와 관련해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점을 고려해 징역형이 아닌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베니 회장은 인도네시아 최대 주거용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핸슨 인터내셔널의 회장으로 2018년 포브스지가 발표한 인도네시아 부자 50명 중 43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그의 자산은 6억7천만 달러(약 8천300억 원)로 추산됐다.
그는 사업을 확장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일으키기 위해 인도네시아 국영 보험사 지와스라야와 아사브리의 경영진 등에 뇌물을 제공하고, 투자 사기를 친 혐의 등을 받는다.
그는 이들 보험사가 자신의 회사 프로젝트에 투자하도록 했으며, 회사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린 뒤 주가가 내려가자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해 차명으로 자신의 회사 주식을 사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핸슨 인터내셔널이 유동성 위기 사태에 처하자 지와스라야는 지급 불능 상태에 빠졌다. 아사브리도 큰 손해를 보며 2020년 마이너스 자산을 신고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검찰은 그가 2012∼2019년까지 지와스라야와 아사브리의 자금 운용에 관여하면서 22조7천800억 루피아(약 1조8천700억 원)의 손실을 입힌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와 현지 교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당시 베니 회장 측에 자금을 빌려준 한국계 증권사가 5곳이었으며 대출금은 600억 원이 넘었다.
또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지에서 지와스라야의 저축성보험을 판매했고, 약 500명의 한국 교민이 이에 가입했다가 약 500억 원의 손해를 입기도 했다.
이 사태가 터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보험사가 파산할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보험계약자를 보호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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