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주 석탄 수입 금지조치 2년 만에 해제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중국이 2년여간 금수 조치를 취해온 호주산 석탄 수입을 재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세관은 이날 지방 정부로부터 호주산 석탄의 통관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받았다고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앞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 3일 바오스틸, 중국 대당집단, 중국화능집단공사, 중국에너지투자공사 등 국영 기업들에 호주산 석탄 수입의 재개를 허용했고 몇몇 업체는 이미 발주를 했다.
이에 따른 호주산 발전용 석탄 선적물량은 빠르면 이달 중에 중국 항만에 도착할 예정이다.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은 2020년말께부터 금지돼왔다.
호주가 코로나19 기원을 놓고 중국에 대해 국제 조사를 벌일 것을 요구하자 중국이 경제적 보복을 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 중국은 석탄뿐만 아니라 보리와 와인, 바닷가재 등 호주산 물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잇따라 수입을 중단했다.
다만 석탄의 경우 중국이 금수 조치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은 상태에서 수입 중단이 이어졌다.
WSJ는 중국이 경기 침체에 대응하면서 외교적으로는 대외 강경 정책을 완화하고 있는 신호로 보인다고 이번 수입 재개를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작년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갖는 등 양국간 갈등 관리에 나서고 같은 달 중국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난 뒤에는 중국 거주 외국인에게 처음으로 외국산 백신의 접종을 승인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세계 최대의 석탄 소비국인 중국의 호주산 수입 중단은 그동안 세계 석탄 무역 시장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왔다.
호주가 세계 2위의 석탄 수출국인데다가 그전까지 중국이 호주의 석탄 수출물량 중 4분의 1가량을 수입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러시아의 대중 석탄 수출은 각각 39%, 44% 증가했고 중국도 자체 생산량을 10%가량 늘렸다.
그러나 중국의 수입 재개에 따라 세계 석탄 무역 시장이 과거와 같은 구조로 돌아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도 있다.
당장 호주의 수출업자들은 중국 수출이 막힌 뒤 인도와 유럽 등에 대한 선적 물량을 늘리며 고정 고객을 확보해놨기 때문이다.
호주에서도 석탄 생산량이 많은 지역인 퀸즈랜드주의 경제단체 퀸즈랜드자원위원회의 수장인 이안 맥팔레인은 "지역 수출업자들은 중국을 대체한 시장들을 안정적인 장기 수입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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