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경찰, 대통령이 비난한 유명앵커 살해 시도한 11명 구금

입력 2023-01-12 04:24
멕시코경찰, 대통령이 비난한 유명앵커 살해 시도한 11명 구금

경찰 "특정 범죄조직과 연관"…범행 이유 조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대통령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유명 앵커를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이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멕시코시티 치안 장관은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말 발생한 치로 고메스 레이바 피습 사건과 관련, 11명을 체포해 구금했다"고 밝혔다.

멕시코의 유명 뉴스 진행자인 레이바는 지난해 12월 15일 밤 멕시코시티에서 일을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차량에 타자마자 괴한의 총격을 받았다. 그는 방탄유리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수사당국은 당시 직접 총격을 가한 남성을 포함해 레이바 공격에 가담했거나 연루된 일당(남성 6명·여성 5명)을 살인미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르푸치 장관은 이들이 살인, 상인 강탈, 마약 거래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특정 조직과 연관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구체적인 범행 이유는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인들은 레이바 피습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책임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거의 매일 정례 기자회견을 하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때론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정부를 비판하는 기조의 기사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기사 작성자 또는 편집인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 사건 직전 대통령은 레이바를 공개적으로 비방했고, 그 이후 레이바가 범죄 표적이 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지속해서 이어져 왔다.

이 때문에 170명 넘는 멕시코 언론인과 평론가 등은 기자들에 대한 증오 발언을 중단할 것을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최근 국경없는기자회에서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멕시코에서는 125명의 언론인들이 업무 도중 숨졌다. 이는 이라크와 시리아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숫자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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