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신제품이 사이클 바꿀까…K-반도체 '반등 기대감'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버시장의 절대강자 인텔이 고성능 프로세서 신제품을 출시함에 따라 고전을 면치 못하던 K-반도체가 반전의 계기를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인텔의 새 제품이 데이터센터 서버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메모리 수요가 확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수요 위축과 단가 하락에 시달려온 상황에서 단비 같은 소식이라는 평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전 세대보다 평균 2.9배 향상된 성능의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사파이어 래피즈'를 출시했다.
서버용 CPU(중앙처리장치) 신제품인데, 이걸 돌리려면 고용량·고성능 D램 최신규격 DDR5가 필요하다.
당연히 DDR5를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용하는 기업이 새 제품으로 서버를 바꾸면 새로 탑재될 DDR5 수요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로 하강 사이클에 있는 반도체 업황의 반등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D램 시장에서 서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D램 시장 매출 비중은 서버 34.4%, 모바일 30.5%, PC 17.9%다. 그 중에서도 DDR5 출하량 점유율은 올해 1분기 7%에서 4분기 20%로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K-반도체도 DDR5 시장 활성화에 기대를 건다.
특히 메모리 1위 삼성전자는 인텔과 메모리-CPU 호환성 테스트를 하며 협업 관계를 유지해왔다. DDR5 등 차세대 메모리를 개발하는 데는 컴퓨터의 두뇌격인 CPU와 호환성이 중요한데 인텔의 표준은 전 세계 컴퓨터의 표준으로 인정받는다. 인텔 신제품 출시가 삼성에 여러모로 유리한 셈이다.
작년 12월 업계 최초로 12나노급 D램 개발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서버 D램 시장에서 점유율 39%로 1위를 공고히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의 요구를 크게 상회하는 차별화된 성능을 통해 차세대 DDR5 시장을 이끈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도 DDR5를 반도체 불황의 돌파구로 본다. 2018년 세계 최초로 DDR5를 개발한 하이닉스는 작년 10월 DDR5 6,400Mbps 32GB 모듈 샘플도 최초로 출하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세공정별로 DDR5 제품과 인텔 사파이어 래피즈의 호환성을 검토해왔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