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형 집행 앞둔 이란 시위대 중 여성도 포함돼"
여성 정치인 파에즈 하셰미도 징역 5년 선고받아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다 체포돼 사형이 선고된 시위 참가자 중에 여성도 포함됐다고 유엔이 밝혔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은 현재 이란 당국으로부터 사형을 선고받고 형 집행을 앞둔 시위 참가자가 17명이며, 이 중에는 여성 1명이 포함돼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여성의 구체적인 신원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무함마드 안수르 중동·북아프리카 담당 국장은 17명 중 2명은 사형 집행이 임박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앞서 영국 공영방송 BBC 등은 이란 당국이 사형을 선고한 남성 2명을 처형할 계획을 세우고 독방으로 이들을 옮겼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까지 4명의 시위 참가자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이들은 모두 남성으로, 시위 진압 경찰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 등을 받았다.
볼커 튀르크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이란 정부에 사형 집행을 유예하라고 촉구했다.
튀르크 인권대표는 "현재 이란에서 진행되는 재판은 기준이 모호하고 공정한 심리를 받을 권리도 보장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자백은 고문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현지에서 여성 인권신장에 앞장서 온 여성 정치인인 파에즈 하셰미가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기소돼 최근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녀는 2017년 별세한 이란의 개혁·중도 정치인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1989∼1997년)의 딸이기도 하다.
그녀는 작년 9월 반정부 시위대에 연대를 표명했다가 구속됐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그녀가 이미 반정부 활동으로 인해 최근 10여 년간 여러 차례 수감됐다 풀려나길 반복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 사법부는 자국 내에서 활동하던 벨기에 국적자에게 징역 27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이란 정부를 음해하기 위해 미국에 협력한 간첩 및 돈세탁 등 혐의를 받았다. 그에겐 징역형 외에 채찍으로 74회를 맞는 태형도 선고됐다.
이란에선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작년 9월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사건 이후 전국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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