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금속거래소 니켈 거래중단 사태, 장외거래 관리 공백 때문"
컨설팅회사 외부 조사 결과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지난해 3월 니켈 가격의 이상 급등으로 매매 중단 사태를 겪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대한 외부 조사 결과 장외 시장에 대한 관리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작년 3월 LME는 니켈 가격이 이틀간 250% 급등해 t당 10만달러를 넘어서자 니켈 매매를 중단하고 그 이전에 체결된 거래를 취소했다.
당시 철강·니켈 생산업체 중국 칭산(靑山)그룹이 보유한 대규모 매도 포지션을 중개한 업체들이 막대한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에 제때 증거금을 내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LME는 이같이 대응했다.
이후 LME는 일주일 만에 니켈 거래를 재개했으나, 기술적 결함으로 다시 거래를 중단했다.
거래 중단 조처로 LME는 시장 안팎에서 광범위한 비판을 받았으며, 미국 투자사 제인스트리트 글로벌 트레이딩과 헤지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잇달아 당하기도 했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LME는 컨설팅 회사 올리버 와이먼에 외부 조사를 의뢰했다.
올리버 와이먼은 장외 금속 거래 모니터링 개선 등 27개 권고안이 담긴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장외 거래는 LME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니켈 가격 급등 당시 장외 거래에서 발생한 불확실성이 LME 거래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LME가 니켈 시장의 대규모 포지션을 이해하고 감시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된 회사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으나, 칭산 그룹이 보유했던 대규모 매도 포지션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칭산 그룹이 대부분의 포지션을 장외 시장에서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LME가 통제하거나 감독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또 보고서는 가격 변동성에 대한 LME의 통제가 불충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ME가 기업에 포지션을 설명하거나 축소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규정을 강화하고 극단적인 가격 변동성에 대한 통제 능력을 개선할 것도 제안했다.
이번 권고안을 바탕으로 LME는 실행 계획을 오는 3월 말까지 내놓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LME의 니켈 매매 중단 결정이나 LME 지배구조 자체는 평가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이번 조사와는 별개로 잉글랜드은행(BOE)과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LME의 니켈 거래에 대한 대응을 조사하고 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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