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외무, 하르키우 깜짝방문 "우크라 EU 가입 지원"(종합)
우크라 "레오파드 전차 지원 늦어지면 더 많은 사람 죽을 것"
독일 정부, 법치국가체계 강화 등 관련 구체적 제안 예정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북부의 참혹한 격전지였던 하르키우를 깜작 방문해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진전이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배어복 장관은 이날 하르키우에 도착해 "러시아군에 포위됐다가 포격으로 파괴되고, 다시 해방된 하르키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 전쟁이 얼마나 광기 어린 것인지 보여주는 표상"이라며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사람들이 매일 직면하는 끝없는 고통의 상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하르키우 거리의 모든 귀퉁이에서 러시아의 파괴욕이 남긴 깊은 상흔을 볼 수 있다"면서 "150만명에 달했던 주민 가운데 거의 3명 중 1명에 달하는 50만명은 피난을 가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르키우는 동시에 끝까지 견디어 내는 용기의 상징이기도 하다"라면서 "밤에는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는 이 추운 겨울에 하르키우에서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배어복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역의 주민들은 우리의 연대 의식과 지원이 지속되리라는 것을 믿어도 된다"면서 "우리가 지원한 전기발전기와 변압기, 연료와 담요 등 겨울철 구호 물품은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러시아에 점령돼 테러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 주민들의 해방을 위해 추가적인 무기 공급도 이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배어복 장관은 하르키우 방문에 앞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회담을 한 뒤 그와 현지에 동행했다.
쿨레바 장관은 이 자리에서 독일에 레오파드 전차 지원을 서둘러 달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미국의 에이브럼스 전차나 독일의 레오파드 전차 등을 지원해 달라고 서방에 거듭 요청해왔다.
쿨레바 장관은 "결정을 내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더 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라며 "결정이 빨리 내려질수록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승리로 더 빨리 끝날 것이고 유럽에서 더는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어복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올겨울 우리는 EU 내 우크라이나의 자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이에 EU 가입에 있어서 진전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법치국가 체계와 독립기관 강화, 부패와의 싸움, EU 표준에 맞추기 위한 조정과 관련한 진전을 위해 구체적인 제안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U는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4개월만인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는 데 합의했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신청에서부터 후보국 지위 부여까지의 결정은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정식 회원국 자격을 얻는 데까지는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