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고 그림 그리고 코드 짜는 AI…저작권 논란도 커진다
생성형 AI, 인간 콘텐츠로 학습…관련 분쟁 늘어날 듯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인공지능(AI)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등 인간의 창작 영역까지 점차 넘보기 시작하면서 이와 관련한 법적·윤리적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깃허브(Github)의 코파일럿(Copilot)과 오픈AI(OpenAI)의 챗GPT 등의 AI 기반 서비스에 대한 저작권 소송이 최근 제기된 가운데 앞으로 관련 분쟁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파일럿과 챗GPT 등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최근 붐을 일으키는 '생성형 AI'로서 기존의 디지털 콘텐츠를 대거 흡수해 유사한 것을 만들기 위해 훈련한다.
코파일럿은 자동 프로그램 코드 완성 AI로, 프로그래머가 코드 일부를 짜면 그다음에 어떤 코드가 들어갈지 AI가 판단해서 그 내용을 자동완성 방식으로 띄워준다.
챗GPT는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을 이용해 학습한 AI가 사람의 대화를 모방해 이용자와 문답하는 방식으로, 사람과 비슷한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문제는 이들 생성형 AI가 사람이 만든 기존 콘텐츠를 대량으로 학습해야만 작동 가능하다는 점으로, 이 때문에 최근 관련 저작권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컴퓨터 글꼴 전문가이자 프로그래머, 변호사인 매슈 버터릭은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깃허브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깃허브 코파일럿 관련 기업들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MS는 2018년 깃허브를 인수했고 오픈AI는 MS의 투자를 받았다.
버터릭 등 원고들은 코파일럿이 소프트웨어 도용을 통해 만들어졌으며 코파일럿이 지금의 기능을 갖추게 된 것은 수백만 명의 프로그래머들이 공들여 짜 깃허브의 공개 저장소에 올려 둔 수십억 줄의 기존 오픈소스 코드를 피고들이 무단으로 도용해 학습시킨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분쟁은 음악 샘플링처럼 한 예술 작품이 다른 창작물에서 재료를 가져와서 쓸 때 어떻게 하면 저작권법상 인정받는 공정 이용(fair use)이 되는지라는 오랜 문제를 다시 제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자르 사이드 워싱턴대 법학과 교수는 "AI를 훈련시키기 위해 저작권이 있는 작업물을 사용할 때 공정 이용 범위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개별 사례에서는 어느 것도 보장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깃허브 측은 인간 개발자들도 자신의 작업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코드를 참고해왔다며 "AI 모델들도 다르지 않다. AI는 많은 소스 코드를 읽고 새로운 소스 코드를 스스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AI가 만들어낸 작품의 창작자를 누구로 봐야 하는지의 문제도 대두하고 있다.
이미지 서비스 게티이미지는 AI가 생성해낸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저작권 당국도 한 아티스트가 이미지를 만들어낸 알고리즘을 대신해 자신에게 저작권을 부여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인간의 저작물 기여가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이런 가운데 AI를 작품에 결합하는 아티스트들도 생겨나고 있다.
2019년 전자음악가 홀리 헌든과 맷 드라위르스트는 AI가 생성한 목소리로 만든 음악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