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성소수자 수천명, 동성 간 결혼 인정 요구 행진

입력 2023-01-09 12:27
인도서 성소수자 수천명, 동성 간 결혼 인정 요구 행진

3년만에 '델리 퀴어 프라이드' 행사 개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에서 성소수자(LGBTQ)들이 약 3년 만에 대규모 행진 행사를 열고 동성 간의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9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전날 수도 뉴델리 중심가에서는 성소수자 수천 명이 '델리 퀴어 프라이드 퍼레이드' 행사에 참여했다.

무지개색 상징 깃발 등을 앞세운 이들은 북을 치고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뉴델리에서 이런 '퀴어 프라이드' 행진 행사가 열린 것은 2019년 11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2020년, 2021년 행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됐고 이번 행사는 작년 11월에 열릴 예정이었는데 정부 승인 지연 등의 문제로 1월에 개최됐다.

참여자들은 "성소수자를 겨냥한 공격과 차별에 저항하고 우리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행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들은 동성 간 결혼의 효력을 법적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인도는 2018년 동성애 등을 불법으로 규정한 이른바 '게이금지법'을 150여 년 만에 폐지했지만, 동성 간 결혼은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인도 대법원은 동성 간 결혼 효력과 관련해 오는 3월 청원 심리를 열고 인정 여부를 판결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아자이 차우한은 동성 간 결혼 인정은 중요한 문제라며 "이 부분이 인정되면 다른 권리도 자연스럽게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도에는 성소수자의 인권 보장에 대해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많은 편이다.

특히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여권 지도자 상당수는 동성 간 결혼이 인도의 전통문화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6일 뉴델리 대법원 청사 밖에서는 극우 힌두교도들이 동성 간 결혼 인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