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해변서 유유자적 새해인사 러 지역 정치인에 '맹비난'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하루가 멀다고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는 러시아 접경지역의 한 정치인이 멕시코 휴양지에서 한가하게 새해맞이를 하는 동영상을 올렸다가 맹비난을 사고 있다.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막심 바실리예프 쿠르스크주의회 의원은 최근 러시아 소셜미디어에 "돈 많이 벌고 늘 쾌활하길 바란다"는 새해 덕담을 게재했다.
이 동영상에서 바실리예프 의원은 선글라스를 쓴 채 멕시코의 한 휴양지 해변 주점 바닷가 테이블에 앉아 술을 따라 마시고, 게 요리 안주를 집어 먹기도 한다.
문제는 바실리예프 의원의 정치적 기반이자 활동무대인 쿠르스크주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정세가 매우 불안하다는 점이다.
쿠르스크주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접경지역이다. 이 지역 출신 남성 수천 명이 최전방으로 불려갔고, 공식 전사자만도 약 100명에 이른다.
국경 인근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쿠르스크 비행장이 우크라이나 드론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즉각 바실리예프 의원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로만 스타로보이트 쿠르스크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바실리예프 의원의 행동에 대해 "비윤리적"이라며 "다른 (러시아) 동포 수천 명처럼 나도 화가 났다"고 썼다.
러시아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안드레이 투르착 총회 서기(사무총장 격)는 "바실리예프 의원이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며 "새해 연휴가 지나고 나면 쿠르스크의 의원 수가 줄어들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사퇴를 종용했다.
DPA 통신은 바실리예프 의원이 이번 논란에 대해 '너무 과장됐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바실리예프 의원은 러시아 제2 정당인 공산당 소속으로 오랜 기간 활동하다 최근 무소속으로 뛰고 있다. 그는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적으로 옹호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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