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열 정비' 美 공화, 하원서 바이든 정부에 전방위 공세 예고
'정부 무기화 특위' 구성…트럼프의혹 등 범죄수사 편향성 조사
'정부 부채한도 상향'도 견제할 듯…백악관 "조건 없이 올려야"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우여곡절 끝에 하원의장 선출에 성공한 미국 공화당이 전열을 정비하고 하원 권력을 활용해 바이든 정부에 대한 전방위적인 견제에 나선다.
특히 하원의장으로 선출되는 데 필요한 표를 확보하기 위해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공화당 내 초강경파 의원들의 요구를 대거 수용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례 없는 수준의 대여 공세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원은 오는 9일(현지 시간)부터 일련의 118대 하원 운영 규칙안에 대해 투표할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여기에는 하원 법사위 내에 이른바 '연방정부 무기화 특별소위원회 구성 결의안'도 포함된다.
'프리덤 코커스' 등 공화당 내 강경파가 요구한 이 특위는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 등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것이다. 애초 조사 대상은 법무부와 FBI, 국토안보부 등이 거론됐으나 지금은 정부 부처에서 진행되는 모든 범죄 수사로 확대된 상태라고 CNN이 보도했다.
공화당은 특별소위에 하원 정보위와 같은 수준의 정보를 보고 받을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할 계획이며, 민주당 주도로 18개월간 활동했던 '1·6 의사당 폭동 사태 조사 특위' 수준으로 활동 예산 및 직원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법사위원장에 내정된 짐 조던 의원(오하이오)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리는 내일(9일) 의사규칙 변경안을 처리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 국민이 우리를 선출하면서 하라고 한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에 따르면 연방정부 무기화 특별소위는 모두 13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 중 공화당 몫인 8명에 법무부 등의 수사와 관련된 의원이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특검 수사 대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회 폭동 사태 선동 의혹과 관련돼 있는 스콧 페리(공화·펜실베이니아)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다른 선출직처럼 나도 매일 갖가지 일로 비판을 받지만, 그것 때문에 내 일을 못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공화당은 또 법사위원장이 특검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금 관련 의혹 수사,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 의혹 조사와 관련한 소환 권한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NYT가 보도했다.
이어 공화당은 10일께는 하원에서 중국과의 경제 경쟁 전략 관련한 초당적 위원회를 구성하는 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매카시 의장은 전날 새벽 하원의장에 당선된 후 "우리는 중국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중국에 넘어간 수십만 일자리를 다시 가져올 방법을 조사할 것이며 그렇게(해서) 우리는 중국과 경제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공화당은 또 하원의원 누구나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 변경안도 처리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대유행의 기원과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 조사도 하원에서 추진된다.
상원과 달리 하원에는 무제한 토론을 이용해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막는 필리버스터 제도가 없어 모든 안건은 다수결 원칙에 따라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수당인 공화당의 방침은 민주당이 반대하더라도 가결처리에 전혀 문제가 없다.
공화당은 또 각종 입법안도 밀어붙일 예정이다.
공화당은 그동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포함된 미국 국세청(IRS) 지원 예산을 무효로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전략비축유 사용 제한, 이민정책 변경, 낙태 반대법안 등도 공화당 우선순위에 있는 법안이다.
다만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어서 이들 법안이 하원을 통과해도 상원에서 부결될 수 있는 데다가 바이든 대통령도 문제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실제 이들 법안이 실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태다.
이와 함께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 문제도 공화당 공세의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 한도는 일정 한도 내에서 미국 정부의 채무 부담을 허용하는 것이다. 제때 상한선이 상향되지 못하며 이론적으로 미국 정부는 채무 불이행 상황을 맞게 된다.
공화당 내에서 강경파는 이 부채한도 상향에 반대하고 있으며, 이들이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 등을 무기로 매카시 하원의장 등 지도부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에 당 지도부가 임의로 이를 처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프리덤 코커스 의장인 스콧 페리 의원은 "부채 한도를 상향하려면 의회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빚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같이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텍사스로 이동하는 기내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지난 정부 때 3번을 포함해서 반복해서 부채 한도를 상향해왔다"면서 "의회는 조건 없이 부채 한도를 상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의회를 우회할 수 있는 어떤 조치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공화당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신중한 대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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