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현장] "우리가 진짜 친환경" 태양광으로 달리는 전기차
네덜란드 라이트이어 보닛엔 태양광 패널…햇볕에 놔두면 배터리 충전
태양광으로 주행거리 늘리고 일반 충전도 편리…"탄소배출량도 적어"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유명 제조사의 전기차만 있는 게 아닙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와 유명 부품사들이 대거 참가했지만, 이들의 틈바구니에서 독특한 기술력을 보여주는 모빌리티(이동수단) 기업들도 적지 않다.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 전시장에서 만난 네덜란드 기업 라이트이어(Lightyear)는 태양광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전기차를 만드는 업체다.
부스에는 라이트이어가 이미 양산 중인 전기차 '라이트이어 0'가 전시돼 있었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 세단의 트렌드를 반영한 듯 전체 디자인은 부드러운 유선형이었는데, 보닛과 루프 등 차체 상단면만 유독 짙은 색으로 처리돼 있었다. 주의깊게 들여다보면 태양광 패널임을 알 수 있지만 언뜻 봐서는 도색이 약간 특이한 일반 세단처럼 느껴진다.
매끈한 디자인 때문인지 부스에는 적지 않은 관람객이 방문해 차에 탑승해보는 등 관심을 보였다.
태양광 충전의 장점이라면 일단 공짜라는 점이다. 차를 쓰지 않을 때 볕이 좋은 곳에 주차해두기만 해도 무료로 배터리가 충전된다.
다만 라이트이어 0는 태양광으로만 배터리를 충전하지는 않는다.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처럼 사시사철 일광이 좋은 지역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우기가 길거나 낮이 짧은 곳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충전소를 찾느라 시간을 들일 필요는 없다. 집에서 쓰는 콘센트로도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라이트이어에 따르면 라이트이어 0는 배터리를 완충하면 최장 625㎞를 달릴 수 있는데, 여기에 태양광 충전만으로 70㎞까지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일광량이 양호한 지역에서 출퇴근용 정도로 차를 쓴다고 하면 충전 비용이 거의 들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장에서 만난 부스 직원 제임스 하트씨는 "여름에 암스테르담에서 매일 50㎞ 거리를 출퇴근한다고 하면 1회 충전에 1천㎞를 달릴 수 있다"며 "다만 이는 운전 습관이나 해당 지역 기후, 차량 운행 용도와 평균 운행 거리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태양광 전기차는 발전소를 돌려 얻는 전기를 덜 쓰기 때문에 전체 수명을 놓고 비교하면 일반 전기차보다 탄소배출량도 훨씬 적다고 하트씨는 설명했다.
역시 네덜란드 기업인 스쿼드(SQUAD) 모빌리티도 태양광 충전 전기차를 선보인 기업 중 하나다.
'세계 최초의 태양광 시티카'를 표방하는 스쿼드의 모델은 배터리 1회 충전에 최장 100㎞를 달릴 수 있고, 유럽의 여름을 기준으로 태양광 충전을 통해 약 22㎞를 더 주행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 같은 지역에서는 태양광만으로 31㎞까지 주행 가능하다고 한다. 일반 충전은 220V를 쓴다.
pul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