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르포] 삼성 전시관에 차량 2대가…전장에 힘 싣는 전자업체들
'차량 내 경험'에 주목…운전자 상태 파악해 주의 환기·스트레스 적은 길로 안내
LG전자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구축"…LG이노텍·디스플레이, 전용 부스도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 삼성전자[005930] 전시관에는 차량 2대가 전시돼 있다.
'연결 경험'을 강조하며 TV나 냉장고 등 눈에 띄는 신제품조차 내놓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이는 '차량 내 경험'과 이어진다. 자동차 안에서도 일상과 같은 경험을 기대하는 소비자의 요구는 커지는 가운데 사용자의 일상과 차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삶이 더 편리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분장(부회장)도 4일(이하 현지시간) 삼성전자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초연결 시대를 제안하며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하도록 돕는 것"을 혁신의 목적으로 꼽았다.
실제로 전기차 확대와 자동차의 IT화로 차량이 이미 하나의 생활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차량 내 경험이 주목받으며 전장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차량 내 경험' 시장은 디지털 콕핏을 중심으로 10년 내 2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9조원을 들여 인수한 전장사업 자회사 하만과 협업한 '레디 케어'와 '레디 튠'을 소개하며 전장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레디 케어는 카메라, 레이더 등의 센서와 머신 러닝 알고리즘으로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해 주의를 환기하고 스트레스 적은 경로로 안내한다.
5일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한 올리버 집세 BMW 회장도 레디 케어 시연을 보며 박수를 보냈다.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오토모티브 사업부 사장은 "소비자 중심의 자동차 시장은 오늘날 자동차가 제공해야 하는 것에 대한 기대치를 빠르고 급격히 변화시켰다"며 "자동차는 디지털 라이프의 연장선이 돼 집, 직장, 그 사이 어디에서나 우리가 즐기는 동일한 연결된 경험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프라이빗 부스에 자동차용 신제품 '뉴 디지털 콕핏(자동차 조종석)'을 전시했다.
34형과 15.6형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디지털 콕핏용 디스플레이로, 자율주행 모드에서는 엔터테인먼트용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다.
화면 좌우가 700R(반지름이 700㎜인 원이 휘어진 정도)로 구부러지는 벤더블 기술을 탑재해 드라이빙 모드 시 운전자에게 최적의 시청 거리를 제공한다.
LG전자도 그동안 '아픈 손가락'이었던 전장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5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모빌리티 쪽을 보고 전기자동차의 미래, 거기에 들어가는 우리의 전장 부품에 대해 구상을 하고 왔다"고 전했다.조 사장은 이날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 마그나 부스를 찾아 구체적인 협업 방향을 모색했다.
앞서 조현진 LG전자 VS사업본부 상무는 4일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홈 라이프와 업무 경험을 자동차 공간 안으로 가져옴으로써 이동 시간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며 "LG전자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역량과 기술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헤드 유닛', 차량 통신 모듈 자동차 텔레매틱스, 고급 차량에 탑재되는 OLED 디스플레이 등도 소개했다.
조 상무는 "차 안에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고, 예측하고, 큐레이팅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며 "LG전자는 자동차와 함께 하는 더 나은 삶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034220]와 LG이노텍[011070]은 아예 모빌리티 기술 전시관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에 부스를 마련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용 부스에서 화면이 확장되는 차량용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와 투명 OLED 등이 탑재된 완전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선보였다.뒷좌석 천장에 말린 상태로 있는 슬라이더블 OLED를 이동 중 아래로 확장해 영화 감상, 뉴스 시청 등을 하고 창문에 탑재된 55인치 투명 OLED로 창밖 풍경과 동시에 실시간 뉴스나 날씨 등을 보는 식이다.
디스플레이 패널 또는 다양한 차량 내장재를 진동판 삼아 소리를 내는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도 함께 선보였다.
올해 처음 오픈 부스를 마련한 LG이노텍은 자율주행 관련 전장 부품을 대거 선보였다.
운전자 없이 주행 가능한 수준의 '레벨 5' 시대에 대비해 주행 상황을 인지하는 데 필수인 첨단 카메라모듈과 360도 전방위 감지를 통해 차량 주변 환경을 스캔하는 라이다 모듈, 차량 내외부 물체의 방향, 속도, 거리를 탐지하는 레이더 모듈 등 센서 제품이 대표적이다.
카메라모듈과 레이더 기술을 결합해 악천후, 직사광, 역광 등 악조건에서도 센싱 성능과 주행 안정성을 향상한 '센서 퓨전' 제품도 처음 소개됐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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