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르포] 시각을 넘어 후각까지…메타버스에 몰입되다(종합)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올해 CES에서는 '몰입형' 메타버스 기기가 관람객을 사로잡고 있었다.
5일(현지시간) CES 행사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와 스타트업 전용관 '유레카 파크'에서는 시각뿐 아니라 촉각과 후각을 내세운 다양한 기기들이 대거 소개됐다.
먼저 캐논은 카메라 회사라는 '선입견'을 깨고 하이브리드 영상회의 솔루션 '앰로스'(AMLOS)를 선보였다.
앰로스는 이번 CES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은 제품으로, 4K 카메라 하나로 장면을 세 개까지 포착한 뒤 이를 취합해 영상을 송출한다.
기자가 손가락을 미세하게 움직여도 카메라에 달린 센서가 이를 인식해 카메라를 풀샷·클로즈업 등 다양한 각도로 제공했다.
특히 현장에 있는 사진, 화이트보드 등을 손동작 하나로 삽입할 수 있어 영상 회의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현장에 있던 캐논 관계자는 "시러큐스 대학에서 교육용으로도 앰로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미국의 테크기업 'OVR 테크놀로지스'는 시각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이 회사가 선보인 가상현실 기기 '아이온 2'와 '아이온 3'은 후각까지 느낄 수 있다.
VR 헤드셋과 바로 아래 아이온 2를 부착하면 액체 센서가 보이는 사물에 따라 각기 다른 향을 뿜어낸다.
실제로 기자가 가상현실 속 꽃밭에서 장미 한 송이를 뽑아 코에 갖다 댔더니 상큼한 장미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장미 뿌리에 있는 흙냄새까지 또렷이 맡을 수 있었다.
아이온 3은 목걸이형 이어폰과 비슷한 모양으로 코까지 닿는 젤리 센서를 통해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제품을 블루투스로 아이폰에 연결한 뒤 냄새 8가지를 이퀄라이저 같이 생긴 막대를 통해 원하는대로 조작하면 원하는 냄새를 만들 수 있다.
기자가 시트러스 향에 나무 냄새를 섞고 향기를 맡아보니 몸에 향수를 뿌린 것처럼 기분 좋은 향이 났다.
제시 스타인 OVR 테크놀로지스 제품 총괄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명상 앱을 만들었다"며 "많은 이용자에게 다가갈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인 비햅틱스는 촉각을 전면에 내세운 가상현실(VR) 기기 '택트수트'와 '택트글러브'를 소개했다.
이는 진동으로 촉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제품으로, 기자가 현장에서 장갑을 착용한 뒤 VR 환경에서 꽃을 잡았을 때 손가락 끝과 손목에 있는 진동모터에서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얼마나 실제와 비슷한 감각을 제공하는지 체험해보려는 관람객이 몰리면서 한때 이 업체 부스 앞에는 10명 넘게 서로 뒤엉기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스페인 스타트업 OWO는 실제 옷과 거의 유사한 두께를 가진 햅틱 조끼를 소개했으며, 미국 스타트업 햅트엑스는 가방에 연결된 햅틱 장갑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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