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인터뷰] KAIST "자율주행으로 300㎞/h 달린다"(종합)
'인디 자율주행 챌린지@CES' 2년 연속 출전
대회 주최하는 ESN 회장 "속도 최대한 낼 수 있도록 하겠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유수 대학팀들이 참가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경주 대회가 열린다.
심현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무인시스템 및 제어 연구팀은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와 에너지시스템즈네트워크(ESN)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인디 자율주행 챌린지 @ CES'에 2년 연속 출전한다.
카이스트팀은 지난해 아시아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이 대회에 참가했으며, 다섯 개 팀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당시 연구팀은 시속 240㎞까지 고속 자율주행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구현했다.
대회를 사흘 앞둔 4일 오전 카이스트팀은 경기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모터 스피드웨이에서 연습 주행을 하고 있었다.
대학원생 다섯 명으로 구성된 카이스트팀은 지난해보다 성능을 한층 개선한 AV -23을 앞세워 경기에 나선다. 인디 레이싱용 IL-15을 자율주행차량으로 개조한 것으로, 최대 300㎞/h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심 교수는 "어제 시속 250㎞로 자체 최고 속도를 기록했다"며 "오늘은 빗방울이 흩날리고 노면 상태도 좋지 않아 속도를 높이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시속 300㎞로 달릴 수 있는 레이싱 카 두 대가 1대 1로 실력을 겨루는 토너먼트 대회지만, 단순히 속도가 빠르다고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차선 두 개를 놓고 인라인(안쪽)을 달리는 차는 '방어'(defender), 아웃라인(바깥쪽)을 달리는 차는 '공격'(attacker)을 맡는다. 공격 포지션 차량이 방어 포지션 차량을 속도로 추월하면 승리가 결정된다.
다만 자율주행 챌린지는 일반 자동차 경주만큼 정교하게 달리진 못한다.
심 교수는 "아직까진 사고 위험이 많아서 1대 1 경주로만 진행하고 있다"면서 "추후 기술이 좋아지면 일반 자동차 레이스처럼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이번 대회에서 최고 경쟁자로 지난해 대회에서 카이스트팀을 꺾은 이탈리아의 '폴리무브'를 꼽았다.
폴리무브는 IAC(인디 자율주행 챌린지)가 주관한 지난 두 개 대회를 우승한 팀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이공대학과, 미국 앨라바마 대학 등이 주축을 이룬다.
다만 심 교수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폴리무브와 독일 뮌헨공대 팀의 부품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결과를 알 수가 없다"며 "기본적으로 연구자다 보니 순위에 연연하기보단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이스트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현대자동차[005380]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현대자동차[005380] 연구진과 자율주행 레이싱 기술 동향을 공유하기로 했다.
심 교수는 "현대자동차와 한국의 고속주행 기술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며 "한국 자율주행 자동차도 독일의 아우토반과 같이 시속 200㎞ 넘게 밟을 수 있는 곳에서 경쟁력 있게 달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카이스트팀은 CES 기간 모빌리티 기술 전시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있는 '인디 자율주행 챌린지' 공식 부스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대회를 주최하는 폴 미첼 에너지시스템즈네트워크(ESN)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만나 '인디 자율주행 챌린지 @ CES'를 계기로 자율주행 레이싱이 일반적인 자동차 경주에 더 가까워질 수 있길 기대했다.
미첼 회장은 지난 대회와 비교했을 때 자율주행차의 동선이 비교적 자유로워졌다고 설명하면서 "기상 여건이 허락하는 한 속도를 최대한 낼 수 있는 대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주에는 이날까지 모두 아홉 팀이 참가 신청을 했다. 이 중 여섯 팀이 지난해 11월 텍사스 모터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예선을 통과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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