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SK하이닉스 7%대↑…외인 집중 매수로 강세(종합)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정부의 대기업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 소식과 함께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4일 대형 반도체 종목의 주가가 급등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4.33% 오른 5만7천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중 5만8천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8만1천원에 거래를 마치며 전일 대비 7.14% 상승했다.
두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 매수세였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약 1천760억원 어치, SK하이닉스를 약 587억원 어치 각각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 외국계 증권사 씨티증권이 삼성전자의 공급정책 수정 가능성과 업황 개선 가능성을 언급한 보고서를 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됐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외국계 증권사에서 삼성전자의 설비투자(CAPEX) 축소 예상과 업황 다운사이클(침체기)이 기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여기에 중국이 대규모 반도체 투자 지원을 잠정 연기할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추가 상승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전날 발표된 정부의 대기업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 소식도 주가 상승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반도체 투자 세제 지원 강화 방안에 따르면 반도체·배터리·백신·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기술의 당기(연간)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대기업 기준 현재 8%에서 15%로 올라간다.
이와 별도로 올해 투자 증가분(직전 3년 평균치 대비)에 대해서는 국가전략기술 여부와 상관없이 10%의 추가 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이에 따라 반도체 등 전략 분야에서 신규 사업에 뛰어드는 대기업은 당기분과 증가분을 합쳐 최고 2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전날 정부의 이런 결정에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고,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이번 발표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투자 부담이 높아 자칫 기업들의 투자 의지가 꺾일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적절한 조치"라고 논평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을 고려할 때 이번 세액공제 확대 조치만으로 기업들이 단기간 내 투자를 늘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에서 "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이 투자 시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현재 업황 상 투자를 확대하고 공급을 늘리면 가격이 더 내려가는 악순환이 생긴다. 이번 세제 개편만으로 당장 설비투자를 늘릴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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