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추모 열기 고조…둘째날 7만명 조문(종합)
헝가리 총리, 바티칸 방문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조문
교황청 "장례 미사, 현직 교황과 거의 동일한 절차로 진행"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이 이틀째 일반에 공개된 가운데 추모 행렬이 첫째 날보다 늘어나는 등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교황청은 3일(현지시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이 안치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을 방문해 전임 교황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전한 조문객이 약 7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일반 조문 첫날인 전날에는 약 6만5천명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을 조문했다.
교황청은 일반 조문 시간을 첫날 10시간(오전 9시∼오후 7시)에서 이날부터 이틀간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12시간으로 늘렸다.
전날 바티칸이 속한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조문한 데 이어 이날은 헝가리 총리가 바티칸을 방문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이날 부인 아니코 레발 여사와 함께 성 베드로 대성전을 찾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에게 조의를 표했다.
오르반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우리는 '명예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작별을 고했다. 신의 명복을 빈다"고 썼다.
오르반 총리는 가톨릭 신자가 인구의 절반인 헝가리에서 2010년부터 총리로 장기 재임 중이다. 지난달 31일 95세로 선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처럼 강경 보수주의 성향의 지도자로 평가된다.
미국 가톨릭교회의 두 거두인 뉴욕 대교구장 티머시 돌런 추기경과 보스턴 대교구의 숀 패트릭 오맬리 추기경도 이날 성 베드로 대성전을 방문했다.
사흘간의 일반 조문이 끝난 뒤 5일 오전 9시 30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 속에 성 베드로 광장에서 장례 미사가 거행된다.
현 교황이 전임 교황의 장례 미사를 집전하는 역사적인 이벤트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는 베네딕토 16세가 종신직으로 굳어진 교황 자리를 생전에 후임자에게 물려주고 자진 사임했기 때문이다.
베네딕토 16세는 재임 8년 만인 2013년 2월 고령으로 인해 교황직을 더는 수행할 수 없게 됐다며 자진 사임했다.
바티칸 역사에서 현직 교황이 자진 사임한 것은 598년 만의 일이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후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자리를 물려주기까지의 과정은 2019년 '두 교황'이라는 영화로 제작돼 큰 화제를 모았다.
현직 교황 선종 시에는 자세한 장례 절차가 규정돼 있지만, 전직 교황 선종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 미사가 현직 교황의 장례 미사와 거의 동일한 절차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선종 이후에도 큰 변화 없이 평상시처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이탈리아 주교회의를 주재하는 추기경과 이임 인사차 예방한 추규호 주교황청 한국 대사를 만났다. 또한 우루과이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새로운 교황 특사를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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