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장들, 한 목소리로 "경제 위기·빙하기 온다"
리스크 관리· 내실 경영 강조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박대한 민선희 기자 = 주요 5대 금융그룹 회장들은 새해 벽두부터 올해 경제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며 임직원들에게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리스크(위험) 관리와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는 경영을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작금의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혹한기 또는 빙하기가 왔을 때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경제 환경에 대해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커지고, 원자재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경기도 이런 영향으로 실질 구매력 저하와 소비 심리 위축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새해 더욱 험난한 환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글로벌 위기의 폭풍이 거세고 3고(高)현상(고환율·고금리·고물가)이 불러온 저성장 앞에 사회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역시 "우리가 당면한 위기는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해지는데 우리는 별로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하나금융 내 14개 자회사 중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을 포함해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앞서 1일 취임한 이석준 신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첫 출근길에서부터 기자들에게 "올해 많이 어려울 것 같다. 경각심을 가지고, 도전 정신으로 적극 개척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시장 환경이 어려울수록 자회사들의 핵심사업 시장 지위를 제고해 수익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올해는 증권과 보험, 벤처캐피탈(VC) 등 작년에 시장이 불안해 보류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의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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