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의회 시작 코앞인데…공화 강경파에 美하원의장 여전 불투명
강경파 '바이든 견제용' 각종 요구…매카시 물밑 설득하며 총력전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내년 1월 3일부터 미국 새 의회가 시작되지만 하원 의장 선출 문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라고 CNN 방송 등 현지 언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례대로면 지난 11월 하원 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에서 선출된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 의장을 맡게 되지만, 각종 요구를 내세우는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이 지지방침을 밝히지 않으면서 아직 충분히 표를 확보하지 못해서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당내 강경파 의원들과 물밑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대표적인 걸림돌이 하원 의장 사임 요구 결의안 규칙 변경이다. 현재는 지도부만 제출할 수 있는데 이를 개별 의원도 언제든 제출할 수 있도록 과거 방식으로 환원하자는 것이 강경파의 주장이다.
이들은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 의장에 당선된 후 바이든 정부를 대상으로 충분히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하원 의장 압박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이런 규칙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런 요구를 하는 7명 이상 강경파들의 지지 확보를 위해 결의안 제출 기준을 지도부에서 하원 의원 5명으로 낮추는 것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에서는 리더십의 효과적인 의회 운영이 어려워진다는 이유 등으로 이런 의사 규칙 변경에 반대가 더 많은 상태다. 지난달 비공개회의 때 과반이 여기에 반대했다.
또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한 위원회가 바이든 연방 정부의 활동 조사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각 상임위가 담당별로 조사할 게 아니라 한 곳으로 통합해서 하자는 것이지만, 각 상임위 위원장이 되는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가 예상된다.
이밖에 입법시 하나의 목적만 법안에 담아야 한다는 요구도 강경파에게서 나오고 있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 법안과 다른 무관한 내용을 끼워 넣으면서 바이든 정부와 협상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매카시 원내대표가 강경파 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1923년 이후 처음으로 하원 의장 선출 투표가 두 번 이상 진행될 수도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하원 의장 선거는 새 의회가 시작되는 내년 1월 3일 실시되며 단순 과반(218명) 조건을 충족하면 된다.
새 의회에서 공화당 의석(222석)은 민주당(213석)보다 근소하게 많은 수준으로 당내 이탈표 발생 시 매카시 원내대표의 하원 의장 당선도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하원 의장 선거 표 계산은 투표에서 특정인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사람만 포함하기 때문에 반드시 218표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NYT는 보도했다. 2021년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도 216표로 당선된 바 있다.
만약 매카시 원내대표가 당선에 필요한 표를 확보하지 못하면 그때부터는 다양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반대 의원에 대한 매카시 원내대표의 물밑 설득 작업이나 공화당 차원에서 다른 하원 의장 후보 제안 등이 그것이다.
앞서 1923년에는 9번에 걸친 투표 끝에 하원 의장이 선출됐다.
또 남북전쟁 직전인 1855년에는 의회 내 분열로 인해 2달간 133번의 투표 끝에 하원 의장을 결정한 전례도 있다고 NYT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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