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금융회장 전망] "금리↑부동산↓…한계 가계·기업 급증"

입력 2023-01-01 06:03
[5대금융회장 전망] "금리↑부동산↓…한계 가계·기업 급증"

부동산 3∼5% 하락 전망…신용경색·외화유동성도 위험요소로 지목

기준금리 3.75∼4%까지 더 오른다…성장률 1%대 중후반·환율 1,300원대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박대한 민선희 기자 =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 금리 상승과 부동산 가격 조정, 수출 부진 등 탓에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고 한계에 이르는 가계와 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대출 부실 가능성 외에도 자금·신용경색 확대, 외화 유동성 부족 등도 잠재적 위험 요소로 지목됐다.

아울러 금융그룹 수장들은 올해 기준금리의 경우 3.75∼4.00% 수준까지 더 오르고, 경제 성장률은 1%대 중후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 "고금리 등에 다중채무자·저소득층·자영업자 등 부실 급증 위험"

연합뉴스가 1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지주 회장을 상대로 진행한 신년 인터뷰에서 이들은 '가계·기업 한계 차주(대출자) 부실 급증'을 올해 우리나라 경제·금융을 위협할 첫 번째 리스크로 꼽았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이자부담 증가와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라 다중채무자,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고금리로 한계 차주의 부실이 급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역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후 부채가 급증한 상황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에 따른 부채 상환 부담 증가, 자본조달 여건 악화, 자산가격 하락, 경영여건 악화로 취약 차주, 한계 기업의 부채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다중 채무자,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걱정했고,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올해 대출 상환 유예 등 지원 조치가 종료되는 9월 이후 개인과 자영업자의 부실 가능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회장들은 공통으로 "올해 대출 부실 가능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장기분할 상환, 채무조정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취약차주의 연착륙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 "정부 규제 완화에도 금리 상승·주택 공급 등에 부동산 조정"

가계대출뿐 아니라 부동산PF 등 기업대출 부실과도 밀접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어두웠다.

함 회장은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 등에도 금리 상승이 지속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이 유지되는 만큼 부동산 매수 심리 개선이 쉽지 않다"며 "올해 전국 주택가격은 작년 말 대비 3∼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 회장도 "급등한 금리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이뤄지고, 전세 수요 감소는 매매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더구나 새해 수도권에만 17만 호의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어 올해 부동산 가격이 약 3% 안팎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윤 회장 역시 "정부 정책 등 다양한 변수로 구체적 하락 폭을 예상하긴 어렵지만, 올해 주택가격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고, 이 회장은 "작년 말 대비 주택가격의 추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며, 특히 3년간 대규모 주택공급이 진행된 대구 등 경북 중심으로 하락 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손 회장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하방 압력이 크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 효과가 가시화하는 하반기에는 조정 국면이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상반기 340조원 채권 만기 도래…자금 경색 재발 우려"

이 밖에도 회장들은 무역적자 확대 등에 따른 외화 유동성 부족, 산업 경쟁력 약화와 수출 부진, 자금·신용 경색, 물가, 환율 등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당장 직면할 난제로 꼽았다.

윤 회장은 "무역수지 적자와 신흥국 리스크에 따른 외화유동성 경색의 위험이 있고, 미국·중국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주력 산업의 해외 경쟁력이 약해질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 회장은 "올해 상반기 중 340조원에 이르는 채권의 만기 도래가 예정된데다, 경기전망 악화로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돼 국내 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에도 미국의 긴축 기조가 이어져 강달러가 지속되면 외화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 위험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함 회장은 "수출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49%를 차지하는데, 글로벌 성장 둔화와 반도체 등 주력산업 경기 악화 등으로 수출이 감소하면 성장률과 무역적자 등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회장은 물가와 환율 불안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물가 상승 폭이 줄었지만, 계절적 요인에 따른 에너지 수요 확대 등과 맞물려 물가 상승 폭이 다시 커질 수 있다. 에너지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경제에 큰 충격"이라며 "원/달러 환율도 최근 1,200원대 중반으로 낮아졌지만 달러 약세 전환이 요원한 상황인 만큼 외환시장의 불확실성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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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금융지주 회장 2023년 전망 │

│ ※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지주 회장 설문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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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대 위험 요소 │ 기준금리 │성장률│물가│ 환율 │부동산│

│ │ (위험 순서대로) │ 최고 수준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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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 │가계부채 부실 │3.50∼3.75% │1.5% │3.1%│상고 하저 │약세 │

│윤종규│외화유동성 부족 │(1분기 중. │ ││큰 변동성 │ │

│ │산업 경쟁력 약화 │2024년 인하 │ ││ │ │

│ │ │전환)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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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 │한계차주 부실 │3%대 중반 │1%대 │- │평균 │약 3% │

│조용병│부동산시장 침체 │이상 가능성 │ ││1,300원대 │전후 │

│ │자금·유동성 경색 ││ ││ │하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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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수출여건 악화 │3.75% │1.8% │3.5%│평균 │3∼5% │

│함영주│취약차주 신용위험 │(1·2월 0.25│ ││1,300원대 │하락 │

│ │고물가 고착화 │%p씩 인상 │ ││ │ │

│ │ │2024년 인하 │ ││ │ │

│ │ │전환)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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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세계경제 경착륙 │3.50% │1.7% │3.5%│최저 1,200│하반기│

│손태승│취약부문 신용위험 │(4분기 3.25%│ ││원 가능성 │조정국│

│ │부동산 가격 조정 │로 인하)│ ││ │면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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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고금리│4% 이내 │1%대 │4%대│내외 금리 │추가 │

│이석준│고물가│(두세 차례 │중반 │전후│차, 수출 │하향 │

│ │외환시장 불확실성 │추가 인상) │ ││부진 등으 │조정 │

│ │ ││ ││로 하반기 │ │

│ │ ││ ││급격한 원 │ │

│ │ ││ ││화 절하 가│ │

│ │ ││ ││능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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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 상반기 3.75∼4.00%까지…인하 전환은 내년에"

금융그룹 수장들이 전망한 올해 기준금리 최고 수준은 시장이 예상하는 3.50%보다 다소 높은 3.75∼4.00%였다.

이 회장은 "기준금리는 두세 차례 더 인상돼 4% 이내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윤 회장은 1분기 중 3.50∼3.75% 수준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일단락된 뒤 동결 기조가 유지되다가, 내년 들어 국내 경기 침체를 반영해 기준금리도 인하될 것으로 봤다.

함 회장 역시 "올해 1월, 2월 각 0.25%포인트(p)씩 더 올라 3.75%에 이를 것"이라며 "하지만 내년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회장은 "내외 금리차, 국내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3%대 중반 이상으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며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이와 연동해 더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올해 최고 기준금리를 1분기 중 3.50%로, 인하 전환 시점도 가장 이른 올해 4분기로 제시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대 중후반이 대세였다. KB가 1.5%, 우리가 1.7%, 하나가 1.8%를 예상했고 농협은 '1%대 중반'을 점쳤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 환율의 경우 평균 1,300원대를 전망하는 시각이 우세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강달러 현상이 진정되고 있다"며 "여기에 하반기 국내 자본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수출 경기도 반등하면 원/달러 환율 1,200원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shk999@yna.co.kr, pdhis959@yna.co.kr,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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