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우크라전 투입 피해 탈출' 러시아 장교 강제추방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카자흐스탄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반대해 자국으로 넘어온 러시아 연방경호국(FSO) 소속 장교를 강제 추방하기로 했다고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FSO 소속의 미하일 지린 소령은 자신이 우크라이나 특별군사 작전에 투입될 처지에 놓이자 카자흐스탄으로 탈출했다.
통신은 당시 지린 소령은 러시아를 출국하는 것이 금지됐던 까닭에 카자흐스탄 국경을 넘은 것은 불법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후 러시아인 수십만 명이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이웃 국가들로 탈출했으나, 이들 대부분은 징집 등을 피해 합법적으로 국경을 넘은 일반 시민들이었다.
카자흐스탄에 도착한 지린 소령은 이후 당국에 적발돼 구금됐으며 강제 추방 명령을 받았다.
또 이를 모면하기 위해 아르메니아로 떠나려 했으나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다시 붙잡혔고 재차 강제 추방 명령을 받았다.
지린 소령을 따라 자녀 2명과 함께 카자흐스탄으로 건너온 부인은 남편의 강제 추방을 막기 위해 인권변호사들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또 남편이 현재 국경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사안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카자흐스탄 내무부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옛 소련 국가였던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 경제 등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에는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예비군 동원 소집을 피해 자국으로 들어온 러시아 시민들에게는 안전을 보장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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