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독일에 러시아산 대체할 원유 공급 확대 준비
러 드루즈바 송유관으로 120만t 수송 신청…러 "허용 가능"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카자흐스탄이 독일에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할 자국산 원유 공급을 늘리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고 29일(현지시간) 로이터·dpa·스푸트니크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국영 송유관 회사인 카즈트랜스오일은 독일로 추가 원유 수송을 위해 이날 러시아 송유관 운영사인 트랜스네프트에 내년 한 해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해 원유 120만t을 보낼 수 있도록 신청했다.
드루즈바 송유관은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등을 경유해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과 독일에 원유를 공급하는 데 사용된다.
앞서 독일은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후인 지난 5월 송유관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올해 말까지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유럽연합(EU)은 대(對)러시아 제재 방안 가운데 하나로 지난 5일부터 해상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도 금지했다.
이에 따라 독일은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카자흐스탄과 원유 공급 확대를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독일은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해 카자흐스탄 원유를 수입하면 러시아산 원유 공급에 의존해온 슈베트 PCK 정유공장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연간 1천200만t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PCK 정유공장은 베를린과 독일 동부지역에 연료를 공급한다.
다만 카자흐스탄이 독일에 대한 원유 공급 확대에 나서더라도 러시아를 가로질러 설치된 드루즈바 송유관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을지는 지금껏 미지수였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날 카자흐스탄이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해 독일에 원유를 공급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의 에너지 분야를 담당하는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자국 매체에 "카자흐스탄의 요청은 정상적"이라고 밝히며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카자흐스탄 국영 석유·가스 기업 카즈무나이가스 마그줌 미르자갈리예프 사장은 "러시아가 허용한다면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해 독일 PCK 정유공장으로 원유를 보내는 시운전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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