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여행 빗장 풀었지만…국제선 항공편 증편은 '미미'
"'사드 보복' 한국행 단체관광 제한도 여전" 관측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 당국이 입국자 시설격리 등 '제로 코로나' 해제를 발표하면서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재개할 채비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국제선 여객기 증편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 항공데이터 분석업체 시리움 자료를 인용해 내년 1분기 예정된 중국행 국제선 항공편 편수가 중국의 방역 정책 수정 전인 지난주와 비교해 2.9%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늘어난 항공편이 한 달에 100편도 되지 않으며, 올해 연말까지의 항공편 숫자는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6일 중국 당국은 내달 8일부터 입국자 시설 격리를 중단하고 공항에서 실시하던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전수 검사를 없애기로 하는 등 방역 수준을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여행사이트에서는 해외 호텔 예약과 해외 관광 검색이 급증하고 있다.
규제 완화 발표 이후 중국 여행사이트 트립닷컴의 춘제(春節·설) 연휴(내년 1월 21∼27일) 해외 호텔 예약량은 전년 동기 대비 6배가량 불어났다.
예약자가 몰리면서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해외 호텔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치솟았으며, 호텔 예약 상위 도시는 방콕, 도쿄, 오사카,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 서울, 두바이 등 아시아에 집중됐다.
다만 중국 정부 발표에는 "질서 있게 중국 국민의 해외여행을 회복한다"는 문구가 포함됐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절차 등은 나오지 않았으며, 국제선 항공편을 늘리려면 중국 민항국과 각국 항공당국 간 협의·결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해외 항공사들도 아직 항공편 증편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본·이탈리아 등이 중국발 입국자의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고 미국이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는 등 중국인 입국자 상대 방역 수준을 높인 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7개 중국 도시에 매주 9편을 운항 중인 스케줄을 다음 달부터 9개 도시 15편으로 늘릴 계획이지만, 이는 중국의 정책 수정 발표 전 결정된 사안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중국인·한국인 모두 아직 여행패키지에 대한 문의가 많지 않다"면서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여행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이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한국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진행한 자국민 단체관광 제한도 여전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외에 싱가포르항공 측은 "해외여행 수요를 계속 모니터하고 운송능력을 적절히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고, 캐세이퍼시픽 측은 "관련 당국과 계속 소통하면서 중국을 오가는 여객 수송 능력을 가능한 한 많이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항공(JAL)측은 "불행히도 일본정부가 중국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했다"면서도 정부 방침에 따를 것이라고 발표했고, 전일본공수(ANA)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항공정보업체인 배리플라이트의 왕이 애널리스트는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점진적으로 회복돼 내년 여름께 실질적인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 달 춘제 연휴 해외여행 검색은 300% 정도 늘었지만 5월 노동절 연휴 해외여행 검색은 600% 급증한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며, 여전히 비싼 비행기 운임도 여행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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