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 北, 중국 통해 쌀 대량수입…내년 6월까지 50만t 계획"
소식통 "다롄 베이량항 이용…저렴한 베트남산 위주 분할 반입"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코로나19 확산과 자연재해로 식량난을 겪는 북한이 중국을 통해 쌀 대량 수입에 나섰다고 중국 내 복수의 소식통이 29일 전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중국의 무역업체 2∼3곳과 쌀 구매 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주부터 중국 다롄의 베이량항을 통해 반입하기 시작했다"며 "확보 물량은 50만t가량으로 내년 6월까지 매달 분할해 들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롄은 중국 동북 지역 물자를 남방이나 해외로 운송하는 해상 교역 거점이며, 베이량항은 거점 항구인 다롄항보다 오른쪽에 있는 규모가 작은 항구로, 북한 남포항을 오가는 북중 교역 선박들이 많이 이용한다.
그는 "확보한 쌀을 들여가기 위해 최근 하루 3∼5척의 북한 배들이 매일 베이량항에 입항하고 있다"며 "1∼2척만 오가거나 운항이 없던 날도 많았던 종전보다 부쩍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선박 항로 추적 사이트 '취안쉰왕'을 검색한 결과 이날 오전 쌀 선적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화물선 해성1호와 미래99호가 베이량항 부두에 정박해 있으며, 모란봉5호, 고산진호는 외항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계획대로라면 매달 평균 7만t에 달하는 상당히 많은 물량을 수입하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베트남과 캄보디아산 쌀을 원하고 있으며, 일부 부족 물량은 중국 동북산 쌀로 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최근 베이량항을 통해 본격적으로 쌀 반입을 시작한 것을 확인했다"며 "수개월에 걸쳐 수입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올해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 봄철 가뭄과 여름철 홍수 등 기상 악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째 이어진 북중 육로 교역 차질에 따른 비료 부족 영향으로 심각한 식량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농촌진흥청은 지난 14일 올해 북한의 식량 수확량이 451만t으로, 작년 대비 18만t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면서 내년에 예년보다 식량 수입을 늘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정부 관계자는 지난 19일 "올해 북한의 식량난을 고려하면 예년 수준의 곡물을 수입하더라도 80여만t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함경북도 지역에서 식량 부족으로 다수의 아사자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중국 해관총서(세관) 발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중국에서 3만172t의 쌀을 반입했는데 이는 북한이 올해 1∼10월 중국에서 수입한 쌀(2만7천350t)보다도 많았고, 2019년 9월 3만3천492t을 들여간 이후 3년 2개월 만에 월간 반입 물량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지난 21일 보도했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