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6의회 폭동사태, 흑인이 벌였다면 강경 대응했을 것"
하원 경호책임자, '백인 시위에 미온 대응' 우회 지적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지난해 1월 6일 미국 의사당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하면서 발생한 폭동 사태를 흑인이 일으켰다면 경찰 등 법 집행 관리들의 대응이 당시와 달랐을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현재 미국 하원 경호를 책임지고 있는 윌리엄 워커 전 워싱턴DC 방위군 사령관은 하원 특위 조사에서 "폭도 대부분이 압도적인 백인이 아니라 흑인이 다수였다면 시위대에서 더 많은 사람이 죽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미국 NBC 방송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6 사태 당시 사령관이었던 그는 특위가 배포한 녹취록에서 "법을 집행하는 관리로 볼 때 치명적 수준의 무력을 사용했을 수도 있는 곳이 많이 있었다"며 "만약 인종 구성이 달랐다면 유혈 사태가 더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흑인인 그는 특위 위원들에게 "여러분은 아무 이유 없이 (흑인이) 고가의 정부 차량을 운전하고 있다는 이유로 경찰에 단속될 수 있는 사람을 보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의 법 집행 과정에서 인종 차별 문제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의회 경찰 등 당시 법 집행 관리들이 시위대가 백인이라는 이유로 미온 대응한 것도 미국 의회가 시위대에게 뚫리는 등 보안 문제가 발생한 배경 중 하나라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의회 폭동 사태 당시에도 미국 경찰 등이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 당시 워싱턴 DC 등에서 시위를 벌인 흑인에게 강경하게 했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폭도들에 대응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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