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평화협상하려면 우크라 4개 점령지 합병 현실 인정해야"

입력 2022-12-28 23:18
러 "평화협상하려면 우크라 4개 점령지 합병 현실 인정해야"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러시아는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등 4개 지역을 러시아의 일부로 합병한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 평화 협상의 전제 조건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토로 합병된 4개 지역과 관련한 오늘날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평화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시한 10개 항의 평화 협상 조건을 정면으로 거부한 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시한 종전 조건은 ▲ 핵 안전 ▲ 식량안보 ▲ 에너지 안보 ▲ 포로 석방 ▲ 유엔 헌장 이행 ▲ 러시아군 철수와 적대행위 중단 ▲ 정의 회복 ▲ 환경 파괴 대처 ▲ 긴장 고조 예방 ▲ 종전 공고화 등이다.

이중 핵심은 러시아군 철군이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병합한 크림반도는 물론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새로 점령한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자포리자, 헤르손 등 4개 지역까지 모두 반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헤르손의 경우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달 수복해 현재 우크라이나가 통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점령지 반환을 평화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지만, 러시아가 8년 이상 통치 중인 크림반도와 전쟁 명분으로 삼은 돈바스 지역을 되돌려주는 조건은 전쟁 완패를 의미하는 만큼 러시아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상이 가능하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양측이 협상 조건을 두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물꼬가 트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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