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새 인태전략, 中 언급 최소화…미중 간 신중한 균형 추구"
블룸버그 통신 분석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한국이 첫 독자적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중국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한 것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인 한국의 고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28일 "한국은 첫 인태전략에서 중국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며 "최대 교역 파트너인 중국과 군사 동맹인 미국 사이에서 조심스러운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촌평했다.
통신은 한국이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제목의 인태전략 최종보고서에서 중국과 관련해 단 한 단락만 할애했다며 중국을 "주요 협력 국가"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국제규범과 규칙에 입각해 상호 존중과 호혜를 기반으로 공동 이익을 추구하면서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한국 정부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로부터 한국의 반도체 공장 시설이 있는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 통제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반면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달 윤 대통령과 만나 첨단 기술 분야의 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가속할 것을 촉구했다.
통신은 윤 대통령이 지난 5월 취임 이후 미국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며 중국에 대해 강경 노선을 취했으나 다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바이든 미 행정부의 구상에 대해 열렬한 지지를 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한국 정부가 보고서에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며, 인태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긴요함을 재확인한다"고 언급,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행동에 대한 우려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고도 해석했다.
아울러 "인도·태평양 지역의 유사입장국 간 협조와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일본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거론, 취임 전 악화한 양국 관계를 개선하려는 윤 대통령의 의지를 담았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와 협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은 중국에 대항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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