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체류 호텔 인근서 폭발물 의심 신고 '해프닝'
취임식 앞두고 테러 우려로 긴장…룰라측, 총기소지 불허 요청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내달 1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둔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27일(현지시간) 폭발물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긴급 출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경찰은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 시내의 호텔 밀집 지역에서 폭발물이 들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배낭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해 조사에 나섰다.
당시 시내 인근 호텔에선 룰라 당선인이 묵고 있었다.
경찰은 기동대와 헬리콥터를 긴급 출동시켜 현장에서 배낭을 수거했으나 확인 결과 개인 소지품 외에 폭발물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룰라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브라질에선 테러 우려가 제기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 브라질리아 공항 주변에서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가 연료 트럭에 폭발 장치를 설치했다가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조지 워싱턴 지 올리베이라 소우자(54)라는 범인은 경찰에서 "룰라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막기 위해 나라에 혼란을 일으키고 싶었다"라거나 "군의 개입을 유발해 브라질에서 공산주의가 출범하는 것을 저지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사건 공범이 있는 것으로 보고, 용의자 행방을 쫓고 있다.
한편, 룰라 당선인 측은 취임식 앞뒤로 며칠간 대통령궁을 비롯한 브라질리아에서의 총기 소지를 일시 불허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하기로 했다.
플라비우 지누 법무부 장관 내정자는 "법원 명령이 떨어지면, (총기 소지) 허가증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해당 기간 총기를 가지고 취임식장 주변에 오는 것만으로 범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누 내정자는 또 룰라 당선인뿐만 아니라 취임 행사에 초청된 외국 정상 및 주요 인사와 일반 시민의 안전 보장을 위해 브라질리아 연방 내 가용 경찰력 100%를 동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30일 결선투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패하자 그의 지지자들은 브라질리아 육군본부 인근에 이른바 '애국 캠프'를 차리고 군의 개입을 촉구해왔다.
당국은 룰라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이 캠프에 대해 철거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집행이 된다면 심한 마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임기를 곧 종료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대해 여전히 승복하지 않고 있다. 아예 취임식 불참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서, '전임이 신임 대통령에게 대통령 띠를 전달한다'는 관행이 깨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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