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잠 자려다 성탄 밤 미사 놓친 伊주교 "알람 잘못 맞춰서"

입력 2022-12-27 22:53
수정 2022-12-28 01:11
쪽잠 자려다 성탄 밤 미사 놓친 伊주교 "알람 잘못 맞춰서"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한 주교가 시계 알람을 잘못 맞추는 바람에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를 주례하지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27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주 트레비소 인근의 비토리오 베네토 교구의 주교인 코라도 피치올로는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 준비를 마치고 24일 밤 9시에 잠깐 눈을 붙이기로 했다.

자정에 시작하는 밤 미사에 맞춰 시계 알람도 10시 50분으로 맞췄다. 하지만 밤 10시 50분에 알람은 울리지 않았다. 피치올로 주교가 알람 시간을 밤 10시 50분이 아닌 낮 10시 50분으로 세팅했기 때문이다.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를 주례할 주교가 나타나지 않은 것에 당황한 것은 성당을 가득 메운 신자들뿐만이 아니었다. 보조 사제가 황급히 찾아와 문을 두드렸다.

피치올로 주교는 그제야 잠에서 깼지만, 지각 사태 탓에 결국 밤 미사는 다른 성직자가 주례할 수밖에 없었다.

피치올로 주교는 다음 날인 주님 성탄 대축일 낮 미사에서 신자들에게 자신이 전날 불참한 이유를 설명하고 사과와 함께 양해를 구했다.

그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서 잠에서 깼다"며 "보조 사제는 내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줄 알고 걱정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신자들은 피치올로 주교의 말에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고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전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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