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주도 이스라엘 우파, 범죄자 입각시키려 법 개정

입력 2022-12-27 18:35
네타냐후 주도 이스라엘 우파, 범죄자 입각시키려 법 개정

탈세로 유죄판결 받은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대표 입각 길 열어

극우 정당,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업무 담당 장관도 임명 가능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재집권을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가 주도하는 이스라엘의 차기 우파 연정 참여 정당들이 범죄 전력 정치인을 입각시키기 위해 법 개정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27일(현지시간) 정부 조직에 관한 기본법 개정안을 찬성 63표 반대 55표로 가결 처리했다. 개정안 처리는 네타냐후가 주도하는 범우파 정당들이 주도했다.

'데리 법'(Deri law) 또는 '스모트리히 법'(Smotrich law)으로 불렸던 문제의 기본법 개정안은 네타냐후의 차기 연정 파트너인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샤스의 아리예 데리 대표와 독실한 시오니즘당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대표를 위해 마련됐다.

범우파 정당들이 야권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인 법 개정의 주요 내용은 두 가지다.

우선 이들은 징역형을 선고받은 범죄자의 입각을 금지하는 법 규정을, 형 집행이 유예된 경우에는 입각이 가능하도록 고쳤다.



이로써 올 초 탈세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형 집행이 유예됐던 데리 대표의 입각이 가능해졌다. 데리 대표는 네타냐후와 연정 협상에서 부총리직을 약속받았다.

정권 교체 후 물러나는 야이르 라피드 현 총리는 트위터에 "출범하기도 전에 이미 차기 연정은 역사상 가장 부패한 정부로 기억될 것"이라며 "나라를 사랑하는 정직한 시온주의자들조차도 이 정부를 부끄러워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동시에 한 개 부처에 2명의 장관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도 이뤄졌다.

이에 따라 연정 협상에서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 업무 조직인 민간협조관(COGAT) 업무를 배분받은 스모트리히 대표는 관련 장관을 임명할 수 있게 됐다.



팔레스타인 점령지의 치안을 담당하는 국경 경찰의 관할권이 이미 또 다른 극우파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에게 넘어간 상태에서, 민간 업무까지 극우 정치인 손에 들어가면서 이스라엘군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다음 달 퇴임을 앞둔 아비브 코하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전날 차기 총리 지명자인 네타냐후와 만나 군대가 쥐고 있던 팔레스타인 관할권이 극우 세력에게 넘어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그는 네타냐후 지명자가 극우 세력과 맺은 합의가 이스라엘군의 면모를 대대적으로 바꿀 것이라면서,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보안 당국자들과 협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정권 교체 후 물러나게 될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도 이번 법 개정의 위험성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명령체계가 해체되고 안보 시스템 기능에 손상이 가해지는 험난한 현실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팔레스타인과) 확전이 불을 보듯 뻔하다. 피가 흘러넘칠 것이며 지금은 보이지 않는 수치심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네타냐후는 지난달 1일 치러진 총선에서 범우파 정당들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총리 지명자가 됐다.

이후 네타냐후는 오츠마 예후디트, 독실한 시오니즘, 노움 등 3개 극우 정당이 참여한 정당 연합인 '독실한 시오니즘당',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샤스, 보수 유대 정치연합인 토라유대주의연합(UTJ) 등과 연정 구성 협상을 진행해왔다.

일부 각료직 배분 작업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범우파 정당들이 네타냐후 주도 연정 참여를 공식화했다.

차기 연정 승인을 위한 크네세트 투표는 오는 29일 진행될 예정이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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