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혈액 부족 사태에 "헌혈장소 늘리고 공무원 동참하라"

입력 2022-12-27 14:20
수정 2022-12-27 14:21
중국, 혈액 부족 사태에 "헌혈장소 늘리고 공무원 동참하라"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정부의 헌혈 규제 완화에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혈액 부족이 계속되자 수도 베이징시가 헌혈 장소를 대폭 늘리고 공무원들에게 헌혈에 동참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27일 신경보에 따르면 베이징시 위생건강위원회와 의료보장국은 최근 위·중증 환자의 혈액 수요를 보장해야 한다며 '중증 치료 능력 향상에 관한 통지'(이하, 통지)를 발표했다.

베이징시는 먼저 단체 헌혈 모집 강도를 높여야 한다며 국가기관과 국유기업은 공무원과 직원들을 헌혈에 참여시키라고 주문했다.

또 헌혈 장소를 확대해 일반 시민이 가까운 곳에서 편리하게 헌혈할 수 있도록 하라는 주문도 했다.

헌혈 장소를 설치한 뒤에는 임의로 철거하거나 이전할 수 없고 기능이나 용도를 변경해서도 안되며 헌혈 안내 홍보물도 설치하라고 했다.

아울러 각 혈액 보관기구는 혈액 재고 관리를 강화해 적시에 경보를 가동할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중환자 집중치료실(ICU)과 전문 의료인력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라고 주문했다.

통지는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자원을 확충해야 한다"며 "중증 환자가 많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ICU 병상을 확충하고 약품·설비·물자 준비 작업을 조기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베이징시 보건당국은 노인 등 기저질환자를 파악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양로원과 복지원 등 노인시설에 대한 의료 서비스를 확대하라고 주문했다.

베이징 적십자사 헌혈센터에 따르면 베이징의 연간 혈액 수요는 140만t(톤)으로, 이를 확보하려면 40만 명이 헌혈에 참여해야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에 감염돼 헌혈할 수 있는 사람이 줄고, 감염을 우려해 꺼리는 경우도 많아 혈액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중증 환자 증가로 혈액 수요는 크게 늘고 있다.

중국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산둥성 혈액센터도 이달 초부터 '혈액 재고 부족' 경보를 발령하며 혈액 기증자를 찾고 있으나 보유 혈액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중국은 이달 들어 '제로 코로나' 조치를 대부분 철회하고 사실상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환자와 밀접 접촉했던 사람도 헌혈을 금지했던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감염자도 유전자증폭(PCR) 검사나 신속항원 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은 경우 그로부터 7일 후에 헌혈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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