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역전문가, 중국산 불활성화 백신 효능 미흡 인정"
대만 매체 "전 관료, 포럼서 발언"…추가 접종서 불활성화 백신 배제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방역 전문가들이 자국산 코로나19 백신의 효능 미흡을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쩡광 전 중국 국가질병통제센터 유행병학 수석 과학자는 지난 22일 한 포럼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특히 노인들은 이전 접종한 것과 다른 백신으로 추가 접종해야 한다"며 "더는 불활성화 백신을 접종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코로나19 감염자 대부분은 2번이나 3번 모두 불활성화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라며 "동종 백신 접종의 면역 효과는 단백질 재조합 백신이나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과 같은 백신보다 효과가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주사보다 분무 흡입식이 더 효과가 좋다"고 부연했다.
앞서 펑쯔젠 전 국가질병통제센터 부주임은 지난 6일 칭화대 초청 연설에서 "중국산 백신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큰 효과가 없다"며 "코로나19에 감염돼 생기는 면역력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사가 전했다.
그는 "중국산 백신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전체 인구의 80∼90%가 감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매체들은 펑쯔젠 부주임이 이 포럼에서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고 보도했으나, 자국산 백신의 효능과 관련해 언급했는지는 다루지 않았다.
선전의 한 의사도 "중국 의학계는 국산 백신의 안전성을 의심하지는 않지만, 외국산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보다 효과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방역 완화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에 나선 중국 방역 당국은 애초 60세 이상 노인 등 코로나19 위험군만 대상으로 하다가 최근에는 누구든 접종하도록 했다.
아울러 자국산 불활성화 백신인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 접종만 고집했으나, 이번에는 불활성화 백신이 아닌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 또는 모노클로널 향체 단백질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자국산 불활성화 백신이 외국산 mRNA 계열 백신보다 효능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데다 후유증 우려가 제기되면서 중국 노인들은 접종을 기피해왔다.
홍콩 연구진은 지난 3월 80세 이상 고령층에서 mRNA 방식인 화이자 백신의 효능은 84.5%에 달했지만 시노백은 60.2%에 그쳤고, 사망 방지 효과도 화이자(88.2%)와 시노백(66.8%) 간에 차이가 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백신 접종 완료 증명이 있어야 자녀 등교를 허용시키는 등 강압적인 조치로 중국의 백신 접종률은 90%를 넘고 있으나, 80세 이상 고령 노인의 접종률은 40%대에 머물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산 mRNA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마카오로 가는 중국인들도 부쩍 늘었다.
마카오는 지난달 1일부터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mRNA 백신 접종을 허용했다.
한편 독일이 중국 내 독일인들에게 접종하기 위해 보낸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1만1천500회분이 23일 중국에 도착했다.
이 백신은 베이징 등 5대 도시에서 중국에 있는 독일인 2만명에게 접종한다.
중국은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요청을 수용, 중국 내 접종을 승인하지 않은 이 백신을 자국 내 체류 독일인들에게 접종하도록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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