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지역, 주택가격 둔화해도 금융불안 가능성 크지 않아"

입력 2022-12-25 12:00
"유로지역, 주택가격 둔화해도 금융불안 가능성 크지 않아"

한은 "양호한 가계부채 수준·낮은 변동금리 비중 등이 완충 역할"

내년 성장률은 0%대 전망…팬데믹 이전 성장세 회복은 2024년말 돼야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올해 하반기 이후 나타나고 있는 유로지역 주택가격 상승 폭 둔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양호한 가계부채 수준과 거시건전성 상황, 낮은 변동금리 비중 등으로 인해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은 25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 2023년 유로지역 경제 및 주택시장 전망을 실었다.

우선 유로지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계절조정계열, 전기 대비)은 0.3%로, 전분기(0.8%) 대비 크게 낮아졌다.

4분기 들어서는 물가 오름세가 더욱 확대된 가운데 성장세 둔화 기조가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진단됐다.

특히 2023년 유로지역은 고물가 영향 지속, 가계 소비 및 기업 투자 위축 등으로 완만한 경기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기관들은 내년 유로지역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0.5%를 제시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0.5%, 유럽연합(EU) 집행위 0.3%, 국제통화기금(IMF) 0.5% 등이다.

EU 집행위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두 번의 커다란 경제적 충격이 유로지역에 연이어 발생, 성장경로의 하향 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팬데믹 이전 성장 추세 수준을 2024년 말까지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지역의 주택시장은 올해 상반기 중 가격 등 주요 지표가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다 하반기 이후 둔화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독일의 주택가격(실거래가 기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2분기 9.7%에서 3분기 4.9%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이탈리아는 5.2%에서 3.0%로, 스페인은 8.0%에서 7.6%로 낮아졌다.

상반기 중 유로지역 주택시장이 여타 주요국과 달리 호조를 보인 것은 주택공급 과부족, 우호적 금융여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하반기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통화정책 정상화와 경기 둔화 추세가 매입수요를 억제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주택구입용 대출금리가 상반기의 1%대 수준에서 하반기 2%대로 상승, 차입 부담이 배가됐다.



한은은 주택시장 전반의 향후 수급 여건을 종합해보면 유로지역 주택가격 상승률 하락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측면에서는 2021년 이후 큰 폭으로 늘어난 주거용 건축허가 물량이 본격적인 완공에 들어서면서 신규주택이 상당수 공급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그러나 앞으로 유로지역 주택시장이 조정과정을 거치더라도 이로 인해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ECB의 추가 통화긴축이 예정돼 있지만 은행 중심의 주택금융시장, 고정금리 대출구조 등이 금리상승 충격의 영향을 줄이는 요인"이라며 "여타 선진국에 비해 양호한 가계부채 수준과 거시건전성 상황도 완충요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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