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정보국서 암약하던 러시아 스파이 체포돼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독일의 대외 정보기관인 연방정보부(BND) 직원이 비밀 정보를 러시아에 전달해 스파이 협의로 체포됐다고 영국 BBC와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르스텐 L이라고만 알려진 이 직원은 베를린에서 체포된 지 하루 만에 구속됐다고 BBC는 전했다.
독일 연방검찰청은 성명에서 "그는 직무 수행 중 취득한 국가기밀 정보를 올해 러시아에 전달했다"며 "이는 반역 혐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가 이 정보를 러시아에 제공한 시점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전인지 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보당국은 그의 집과 사무실, 다른 사람의 집 외에 뮌헨 근처에 있는 이전 BND 본청까지 압수 수색했다.
브루노 칼 BND 국장은 이 일과 관련해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칼 국장은 "우리는 지금 기꺼이 폭력을 사용하려는 악랄한 상대와 겨루고 있다"며 "이번 일에 관한 세세한 사항을 공개하는 것은 이 적이 독일에 해를 끼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는 이번 일과 관련해 몇 주 전에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 16일 그에 대한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고 독일 주간 슈피겔지가 최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 각국이 러시아와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스파이 행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경고했고, 4월에는 40명의 러시아인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했다.
올해 초에는 독일 예비역 장교 1명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러시아와 정보를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ND 직원이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것은 2014년에는 마르쿠스 라이셸이 반역죄로 체포된 지 8년 만이다.
그는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러시아 정보 당국에 자료를 넘긴 사실이 인정돼 8년 징역형에 처해졌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최근 몇 주 새 러시아 첩자들을 잇달아 체포했다.
노르웨이는 교수 1명이 러시아 첩자 노릇을 했다고 밝혔고, 스웨덴은 자국인 형제 2명과 60대 남성을 체포했다.
또 오스트리아는 러시아에 정보를 제공한 39세의 그리스인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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