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스캔들' 유럽의회 부의장, 구금상태로 무죄 주장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른바 '카타르 스캔들' 의혹에 연루돼 구금 중인 에바 카일리 유럽의회 부의장이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석방을 요청했다.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카일리 부의장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구속 상태가 적법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벨기에 법원의 심리에서 "벨기에 연방 검찰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석방을 호소했다고 그의 변호인이 전했다.
변호인은 카일리 부의장에게 죄를 묻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이날 법정 밖에서 취재진을 만나 "상황이 어렵지만 우리는 카일리 부의장을 석방하게 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법적 근거가 있다"면서 "도주나 증거인멸을 시도할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카일리 부의장이 체포된 데에는 그의 보좌관이자 남자 친구인 프란체크소 조르조의 자백이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의 공범으로 수사를 받은 조르조는 뇌물수수 혐의를 부인하다가 최근 태도를 바꿔 혐의를 시인했다.
이날 카일리 부의장의 변호인도 관련 사실을 거론하면서 "남자친구에게 배신당한 카일리는 배신감에 매우 괴롭고 비참함을 느낀다고 한다"고 했다.
그리스 TV 앵커 출신의 정치인인 카일리 부의장은 2014년부터 유럽의회 부의장직을 맡아왔다. 그는 카타르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자국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EU 주요 인사들에게 뇌물을 전달하는 등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연루됐다.
그가 피의자로 지목된 사실이 알려지자 유럽의회는 카일리 부의장의 권한을 정지했다.
카일리 부의장이 소속된 유럽의회 사회당그룹 역시 즉각 그의 당원 자격을 정지했고, 그가 자국에서 소속된 정당인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PASOK)도 트위터를 통해 그를 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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