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송환된 FTX 창업자 '악재'…측근들 유죄 인정·수사 협조
뱅크먼-프리드, 이르면 22일 법원 출석 전망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파산한 거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미국으로 송환된 가운데, 그의 최측근인 FTX 전 고위 관계자들이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캐롤라인 엘리슨 전 최고경영자(CEO)와 FTX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게리 왕이 사기 혐의 등을 인정했다면서, 이는 뱅크먼-프리드에게 불길한 신호라고 보도했다.
한때 뱅크먼-프리드와 연인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진 엘리슨, 뱅크먼-프리드의 매사추세츠공대(MIT) 재학시절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왕은 각각 7개, 4개 혐의에 대해 인정했다.
이들과 유사한 혐의를 받는 뱅크먼-프리드는 이날 수감 중이던 바하마를 떠나 미국으로 송환됐다.
그는 이날 밤 뉴욕에 도착했으며, 이르면 22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출석할 전망이다.
미국 검찰로부터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개 혐의로 기소된 뱅크먼-프리드는 리스크 관리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형사 책임은 부인하고 있다.
연방 검사를 지낸 한 법조계 인사는 측근들의 유죄 인정·감형 거래는 뱅크먼-프리드에게 악재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 중대한 조력을 제공할 경우 감형을 받기로 합의했으며, 현재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이와 별도로 FTX 파산에 대해 조사해온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미국 금융감독당국도 이날 엘리슨과 왕을 고발 조치했으며, 이들이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SEC는 FTX가 수년에 걸쳐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사기 행각에 두 사람이 동참했다고 보고 있다.
뱅크먼-프리드가 앞에서는 FTX의 안전성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홍보하면서 뒤에서는 고객 돈을 알라메다로 불법 송금해 유용한 과정을 두 사람이 알고 있었다는 판단이다.
엘리슨은 2019∼2022년 뱅크먼-프리드의 지시하에 FTX 자체 발행 코인 'FTT토큰'을 대규모로 사들여 시세를 조작한 혐의, 왕은 알라메다가 FTX 고객 자금을 유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코드를 만든 혐의 등을 받고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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