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히잡 시위' 유혈진압 이란 검찰총장 등 제재

입력 2022-12-22 09:36
수정 2022-12-22 14:02
美, '히잡 시위' 유혈진압 이란 검찰총장 등 제재

군 주요 인사도 포함…이란 반정부 시위 3개월 이상 지속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미국이 21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 유혈 진압에 책임이 있는 이란 검찰총장과 군 주요 인사들에 제재를 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모하마드 몬타제리 이란 검찰총장이 지난 9월 재판에서 시위 도중 체포된 많은 이들에게 가혹한 형이 내려지도록 이끌었다고 비난하며 그에게 제재를 가했다고 발표했다.

또 반정부 시위 진압에 대규모로 투입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민병대인 '바시지 저항군' 고위 간부 2명과 IRGC 간부 2명도 제재했다고 밝혔다.

시위 진압에 사용되는 장갑차를 포함, 이란 보안기관을 위한 장비를 제조한 회사인 '이멘 사나트 자만 파라'도 제재 대상이 됐다.

제재 목록에는 이밖에 IRGC 테헤란 지부 사령관 하산 하산자데, 바시지 저항군 사이버 본부장으로 이란의 온라인 활동 검열과 통제를 감독한 모슬렘 모에인, 바시지 부조정관 호세인 마로우피 등도 포함됐다.

제재 대상자들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들이 이들과 거래하는 것도 금지된다.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제재 관련 성명에서 "이란 정권이 인권을 주장하는 자국민들에게 폭력 사용을 강화하는 것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가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아미니는 지난 9월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달 16일 숨졌다. 이 사건은 곧이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다.

보안당국은 시위대를 계속해 강경 진압하고 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 18일 기준 502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구금된 시위 가담자는 1만8천여 명에 달한다. 숨진 보안군은 62명이다.

이란 당국은 미국 등 서방 세력이 이란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기 위해 시위를 조직·조장한다고 주장해 왔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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