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北, 지난달 20일 러시아에 포탄 등 군수물자 제공"(종합)
도쿄신문 "철도 이용…대전차 포탄·대공 미사일 수천발 추가 양도할 듯"
외교부 "동향 주시 중…국제사회와 공조해 北제재 회피 시도 차단"
(도쿄·서울=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김지연 기자 = 북한이 지난달 20일 철도를 이용해 러시아에 포탄을 비롯한 군수물자를 제공했다고 도쿄신문이 북한 사정에 밝은 관계자를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기를 실은 열차는 북한 동북부 나선특별시 두만강역과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을 잇는 철로를 이용했다. 두 역은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있다.
도쿄신문은 "북한은 무기 거래 이전에 러시아와 몇 달 동안 수백만 달러 규모의 포탄과 로켓탄을 판매하기 위한 교섭을 했다"며 "북한이 철도로 무기를 제공한 것은 최초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 향후 몇 주 내에 대전차 포탄과 대공 미사일 수천 발을 포함한 군수물자를 추가로 러시아에 양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무기 수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1718호에 위반되는 행위다.
이와 관련,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도 러시아와 북한 간의 무기거래 정황에 대해 우려를 갖고 관련 동향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 등 주요 우방국과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충실한 결의 이행을 견인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제재 회피 시도를 계속 차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도 북한 무기가 아프리카라든가 제3국가로 지원된 사례도 있고 여러 북한 관련 동향은 항상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9월 5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쓸 포탄과 로켓 수백만 발을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달 2일 "북한이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국가로 보내는 방식을 취해 러시아에 상당한 양의 포탄을 은닉해서 제공했다는 정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과 러시아는 며칠 뒤 무기 거래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북한 국방성은 "러시아와 무기를 거래한 적이 없다"는 담화를 발표했고, 주북 러시아대사관도 "처음부터 끝까지 사실이 아닌 거짓"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10일 "북한은 수백만 개의 무기(탄약)를 제3국행 물품으로 은닉해서 러시아에 제공하려고 한다"며 북한 무기가 러시아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거듭 제기했다.
도쿄신문은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는 북한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속도로 긴밀해지고 있다"며 "북한이 최대 우방인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려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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