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페루 전 대통령 가족, 멕시코서 망명 생활 시작

입력 2022-12-22 06:22
수정 2022-12-22 06:33
'탄핵' 페루 전 대통령 가족, 멕시코서 망명 생활 시작

신임 페루 정부, 새 총리 임명…18개월새 '7번째 총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의 부인과 두 자녀가 21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 도착해 망명생활을 시작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오늘 아침 8시께 카스티요의 가족들이 멕시코시티에 안전하게 들어왔다"며 망명 허용은 멕시코 외교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이기 때문에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멕시코는 정치적 망명 요청에 대해 관대한 입장이어서 국제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인기'있는 정치적 망명지로 통한다.

볼리비아 전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쿠바 독립운동가 호세 마르티,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 등이 멕시코에 머문 바 있다.

앞서 지난 7일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도 의회로부터 탄핵당한 직후 망명을 위해 멕시코대사관으로 피신하던 중 반란 및 음모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튿날 파블로 몬로이 주페루 멕시코 대사가 구금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을 방문해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에게 보내는 '망명 신청' 서한을 직접 받았다.

페루 정부는 이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몬로이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한 뒤 추방 명령을 내렸다.

몬로이 대사를 '애국 외교관'이라고 칭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몬로이 대사도) 곧 멕시코시티로 돌아올 것"이라며 "페루에 사는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해 대사관을 철수하거나 페루와의 관계를 단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페루 대사 추방 맞대응' 주장에 대해선 "우리는 누구도 쫓아내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일을 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을 인정한 미국에도 각을 세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카스티요 대통령은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국에서 연일 이어지는 시위와 각료 사퇴로 정권의 불안정성을 노출한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지난 7일 취임 후 2번째 총리로 루이스 알베르토 오타롤라 전 국방장관을 임명했다. 지난해 7월 카스티요 집권 이후로는 페루의 7번째 총리다.

한편 전날 오후 페루 의회는 대선과 총선을 기존 일정보다 2년 앞당겨 2024년 4월에 치르는 개헌안을 가결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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