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연대 구상, 글로벌 경쟁 아닌 평화·공존 가져와야"
"아세안, 반중국 연합으로 이끌려는 유혹에 빠져서는 안 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한국의 새로운 대 아세안 정책인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이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서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평화와 공존을 위한 정책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사 리퍼블릭 메르데카 주최로 퍼르타미나 대학에서 열린 '한·아세안 연대구상, 인도 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의 핵심' 세미나에서 파드자란 대학의 테우쿠 레자샤흐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 진영에 서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KASI가 대립과 갈등이 아닌 평화와 공존을 위한 조치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ASI는 전임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 정책'을 대체하는 대 아세안 정책이다. 2024년 한·아세안 관계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과 한·아세안 외교당국 전략대화 활성화, 한·아세안 국방장관회의 개최, 아세안 연합훈련 적극 참여,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업그레이드 등 안보·통상·환경 전방위 분야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테우쿠 교수는 이런 한국의 새로운 아세안 정책을 환영하면서도 KASI로 인해 미중 갈등에서 중립을 유지하는 아세안의 기조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중립성이 강한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AOIP)을 확고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지금의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는 반중국 연합으로 아세안을 이끌려는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라며 "KASI는 글로벌 경쟁을 위한 전략이 아니라 보다 지속할 수 있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 권희석 주 아세안대표부 대사는 환영사를 통해 "한국과 아세안이 KASI를 통해 지역적이고 세계적인 과제들에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길 기대한다"라며 "이런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아세안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도 환영사에서 "우리는 KASI가 녹색 전환, 디지털 전환에 관해서 기존의 정책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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