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총재 "금리변동폭 확대 금리인상 아냐…금융완화 유지"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20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금리 변동 허용 폭 상한을 기존 0.25%에서 0.5%로 인상한 것에 대해 "금리 인상이 아니며 추가 확대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변동 폭 확대는) 장단기 금리 조작이 더 안정적으로 기능하도록 한 것이지 금리 인상이나 금융 긴축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물가 상승률 2% 실현 목표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점검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일본은행은 임금 상승을 수반하는 형태로 2%의 물가안정 목표를 지속적 안정적으로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그 실현까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며 "금융정책의 틀이나 출구 전략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대답했다.
일본은행이 약 10년간 지속해온 금융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부작용을 웃돌고 있다"며 "양적·질적 완화를 재검토하는 것은 현재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기금리 변동 허용 폭을 추가로 확대할 필요가 없고 현재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본은행은 이날 단기금리는 시장의 예상대로 -0.1%로 동결했다. 그러나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되, 변동 폭을 기존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확대해 이날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시장은 일본은행이 예상 밖으로 사실상 장기금리를 인상했다고 받아들였다.
일본은행은 구로다 총재 취임 직후인 2013년 "2%의 물가 안정 목표를 2년 정도 기간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조기에 실현한다"는 목적으로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빠르게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일본만 금융 완화 정책을 지속하면서 미일 간 금리 차 확대로 인한 엔저(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내년 4월 구로다 총재 임기가 끝나고 새 일본은행 총재가 임명되면 경기 부양을 위해 약 10년간 추진해 온 대규모 금융완화와 초저금리 정책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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