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일본은행 완화 축소에 13원 급락…1,280원대 마감
4개월만에 최저치…연말 수급 부담도 작용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20일 원/달러 환율이 일본은행(BOJ)의 금융완화 축소 발표와 그에 따른 엔화 강세에 영향을 받아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3.3원 내린 1,289.6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6월 28일(1,283.4원) 이후 약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6원 오른 1,304.5원으로 개장한 뒤 보합권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정오 무렵 시장 예상과 달리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일부 수정하겠다는 발표를 내놓으면서 급락 전환했다.
1,300원대 흐름을 보이던 환율은 발표 직후 급전직하해 1,285.5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일본은행은 금융정책 결정 회의를 통해 10년물 국채 금리 목표치의 허용 범위를 기존 ±0.25%에서 ±0.5% 범위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10년물 국채 금리 상한을 0.25%로 제한했던 것을 0.5%까지 확대한 것이다.
시장은 일본은행이 사실상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빠르게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도 일본은행은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왔는데, 이 기조를 일부 변경한 것이다.
일본은행 발표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37엔대에서 132엔대로 급격히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104.7대에서 103.9대까지 내리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 인덱스 반등에 1,300원대를 잠시 회복하기도 했으나 장 마감 무렵 다시 내림 폭을 키우며 1,280원대에서 장을 마쳤다.
연말을 맞아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과 연기금의 환 헤지 물량 등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일본은행의 예상치 못한 정책 선회로 달러가 급락하며 원/달러 환율도 영향을 받았다"며 "이후 반등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연말 네고 물량 등 수급 상황으로 인해 재차 흘러내린 모습"이라고 말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71.78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958.05원)에서 13.73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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