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오명' 암스테르담 홍등가에 커튼령 내려질까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홍등가가 성매매 집결지로 악명을 떨치면서 업소 유리창을 커튼으로 가려놓는 규제안이 검토된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암스테르담 시의회는 시내 홍등가의 성매매 업소 유리창을 상시 붉은색 커튼으로 가리는 방안을 이번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현재는 앞서 업소를 이용 중인 성매수자가 있거나, 또는 성매매 종사자가 부재 중일 때만 커튼을 내려놓도록 했다.
그런데 이 커튼을 상시 내려놓는 게 홍등가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고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 시대 흐름에도 맞출 수 있다는 게 규제안의 취지다.
기존에는 성매수자가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흥정을 하는데, 규제안에서는 유리창을 커튼으로 가린 채 성매수자가 스마트폰 QR코드로 온라인에서 예약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에 성매매 종사자들은 강력 반발했다.
비대면 예약으로는 성매수자가 위험한 인물인지 사전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한 종사자는 "커튼이 내려져 있으면 어떻게 홍보를 할 수 있겠나"라면서 "나를 보호해주겠다는 소리는 말이 안된다. 술취한 사람이 오려고 한다면 나는 그를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메일에 답한다거나 온라인 광고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현재 방식을 선호한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규제안을 발의한 진보 성향 D66(민주 66당)은 "홍등가는 무법 지대가 아니라"라면서 "마약, 성매매 같이 본국에서 금지된 일도 암스테르담에서는 가능하다는 이미지를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시 당국은 홍등가에 몰린 성매매 업소 약 100곳을 없애고 대신 호텔처럼 고층 건물로 짓는 방안을 2018년부터 검토해왔다.
그러나 후보지로 거론된 8곳에서 격렬하게 반대하면서 일단 보류된 상태다.
암스테르담을 찾아오는 성매수 관광객은 2023년 1천8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CNN은 전했다.
이는 주민 82만2천명의 22배에 달하는 것이다.
앞서 암스테르담은 대마초 관광으로 악명을 떨치면서 도심에서 대마 흡연을 금지하는 방안도 꺼내들었다.
시의회는 성탄절 이전 이러한 규제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원칙적으로 대마 소지, 사용, 거래가 모두 불법이지만 잘 단속하지 않는다. 또 18세 이상이라면 커피숍에서 소량을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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