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와그너그룹 수장 측근 테러' 조사 촉구…중아공에 서한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인 와그너 그룹 수장의 측근이 지난 16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폭발성 소포를 받고 다친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대사관이 중아공 측에 이 사건을 긴급 조사해줄 것을 촉구했다.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주 중아공 러시아 대사관은 18일(현지시간) 중아공 수도 방기에서 문화센터 '러시아 하우스'를 운영하는 드미트리 시티가 폭발물에 다친 사건을 조사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중아공 정부에 보냈다.
대사관은 "러시아 시민에 대한 테러 공격의 가해자를 식별하기 위해 포괄적인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달라"고 중아공 정부 측에 요청했다.
대사관은 병원으로 옮겨진 시티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위중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건강을 되찾으려면 러시아로 긴급 이송이 필요한 상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티는 중아공에 1천 명 넘는 용병을 배치한 와그너 그룹과 연계된 혐의로 2020년 9월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와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프리고진 역시 서방의 제재 대상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프리고진은 군납용 음식 사업으로 돈을 끌어모은 사업가로, 러시아를 대신해 전 세계 분쟁지역에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민간 용병 기업 와그너그룹을 창설했다.
시티는 지난 16일 자신이 들고 있던 소포가 폭발하면서 크게 다쳤다. 현지 경찰은 폭발 현장에서 프랑스어로 된 협박 메모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고진은 시티에 대한 테러 배후에 프랑스가 있는 게 아니냐고 의심했지만, 프랑스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이 같은 의심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서방 관리들에 따르면, 프리고진이 이끄는 와그너 그룹은 아프리카 국가 10여 곳에서 프랑스 병력을 몰아내고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일례로 포스탱 아르샹쥬 투아데라 중아공 대통령이 2018년 반군 퇴치를 위해 와그너 용병을 고용한 이후 그동안 주둔해온 프랑스 병력은 중아공을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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