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가] 경기 침체 우려 속 하락
(뉴욕=연합뉴스) 임하람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하락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82달러(2.4%) 하락한 배럴당 74.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유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제시한 내년 경제 전망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가 대형 투자자문사인 에버코어ISI는 연준이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5%로 전망하고 실업률 전망치를 대폭 높인 것은 사실상 경기 침체를 경고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연준 위원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도 가세했다.
이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최종금리가 점도표에서 예상한 수준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 위원들은 내년 5%~5.5%의 금리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밤 발표된 경제 지표도 침체 우려를 키웠다.
리서치 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집계한 12월 제조업, 비제조업 관련 지표는 수개월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6.2로, 3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12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도 44.4로, 넉 달 만의 최저치였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PMI는 모두 '50'을 하회하며 업황 위축을 시사했다.
통상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지면 원유 수요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한편 이날 미국 에너지부(DOE)는 전략비축유 확보를 위해 원유 재구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우선 원유 선물을 최대 300만 배럴 매수할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호재도 경기 침체 우려에 희석되는 모습을 보였다.
CNBC 방송은 원유 시장 투자자들은 아직 더딘 중국의 코로나19 회복세 등의 악재가 여전히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회사 미즈호의 에너지 선물 담당자는 "시장은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수요 파괴에 집중하고 있다"며 "경제 여건은 좋은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WTI는 배럴당 70달러 선을 하회할 수 있다"며 "그 수준까지 가게 된다면 상황이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선임 분석가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그 어떠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며 "시장은 원유 수요를 감소시키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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