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벨기에서 '패배 흥분' 모로코팬들 일부 경찰과 충돌…100명 검거

입력 2022-12-15 22:51
[월드컵] 벨기에서 '패배 흥분' 모로코팬들 일부 경찰과 충돌…100명 검거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벨기에에서 2022 월드컵 4강전에서 모로코가 프랑스에 패배한 뒤 흥분한 일부 축구 팬들이 경찰과 충돌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15일(현지시간) 브뤼셀타임스, 벨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밤 프랑스와 모로코 경기가 끝난 뒤 벨기에 브뤼셀 도심에 집결한 축구 팬들 가운데 약 100명이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됐다.

검거된 이들은 공공질서를 방해하거나 금지된 폭죽을 소지하고, 경찰 차량 두 대를 부수는 등의 혐의를 받는다.

일부 젊은 모로코인들은 경찰의 물대포 및 최루탄 사용에 항의해 충돌하기도 했다.

앤트워프에서도 축구 팬들이 경찰을 향해 폭죽을 던지는 등 충돌을 빚어 현재까지 75명이 검거됐다.

벨기에에는 모로코인 약 5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브뤼셀 등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달 27일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모로코가 FIFA 랭킹 2위 벨기에를 꺾은 뒤 승리에 도취한 모로코 축구 팬 일부가 상점 창문을 깨부수거나, 차량을 향해 폭죽을 던져 불을 붙이는 등 난동을 부려 논란이 일었다.

이에 당국은 모로코 축구 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날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력을 대거 투입하는 한편 도심 주요 도로를 통제했다.

다만 연행된 이들 대부분이 외국인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현지에서는 당국이 이주민들을 대상으로만 과잉 진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벨기에 언론인이라고 밝힌 야신 아쿠흐는 프랑스-모로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취재 과정에서 경찰에 연행됐다면서 "여러 차례 기자라고 (경찰에) 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브뤼셀에 거주하는 일부 모로코인들은 자국팀 경기가 있을 때마다 초록색 조끼를 입고 도로에서 이른바 '인간 띠'를 만들어 축구 팬들과 경찰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모로코 출신 이주민들이 많은 프랑스의 파리, 리옹, 몽펠리옹 등에서도 당초 우려했던 심각한 폭력 사태는 없었으나 모로코인들이 승리를 축하하던 프랑스 축구 팬들과 서로 폭죽, 조명탄 등을 던지며 충돌했고 저지하던 경찰과도 실랑이를 벌였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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