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러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 부품 제재 재개
"러 가스 공급 재개할 의사 안보여…제재 면제 이유 없어"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캐나다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부품에 대한 제재를 재개한다고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캐나다 정부는 앞서 독일의 요청으로 지난 7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터빈 수리에 필요한 부품에 대해 제재를 면제하기로 했으나, 이후 가스 공급이 재개되지 않아 면제 사유가 사라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멜라니 졸리 외무장관과 조너선 윌킨슨 천연자원부 장관은 공동성명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 "푸틴은 노르트스트림-1을 재가동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제재 면제는 더 이상 우리가 의도한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결정은 우크라이나와 독일 등 유럽의 동맹국들과 긴밀한 협의 끝에 내려졌다고 말했다.
캐나다 총리실은 쥐스탱 트뤼도 자국 총리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지난 13일 통화에서 "유럽의 에너지 안보, 특히 중요한 공급망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발트해 해저를 거쳐 독일 북동부 그라이프스발츠로 연결되는 노르트스트림-1을 통해 유럽으로 가스를 공급한다.
독일 지멘스에너지는 가스프롬과 계약에 따라 가스관 터빈을 수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지멘스는 터빈을 다시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전문 업체에 맡겨 관리했다.
그러다 지난 6월 캐나다가 러시아 에너지 산업과 거래하는 기업에 대한 제재를 부과하면서 터빈 반환이 중단됐다.
이에 러시아는 터빈이 없이는 정상적인 가스관 작동이 어렵다며 독일로 가는 가스 공급량을 줄였고,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캐나다에 터빈을 돌려달라고 촉구했다.
결국 캐나다는 지난 7월 9일 제재 면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터빈이 독일로 반환됐고, 향후 2년간 캐나다 업체로부터 정기적인 수리를 받을 수도 있게 됐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난 8월 31일 가압시설 정비가 필요하다며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공급을 끊었고, 또 9월 해저 폭발로 인한 가스관 누출 사고 등을 거치며 현재까지도 공급 재개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독일이 지난달 29일 카타르와 2026년부터 15년간 천연가스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유럽의 에너지 수급 상황에 숨통이 트이면서, 캐나다가 러시아 가스관 부품에 대한 제재를 재개하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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