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탈주 도운 미국인 "日 수감생활, 고문같았다"

입력 2022-12-13 07:54
카를로스 곤 탈주 도운 미국인 "日 수감생활, 고문같았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의 영화 같은 탈주극을 도왔던 미국인이 일본 교도소에서 가혹한 처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요코하마의 한 교도소에서 14개월간 복역하고 지난 10월 석방된 피터 테일러(29)는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수감 기간에 실외에서 보낸 시간이 총 15시간도 되지 않아 비타민D 결핍증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일러는 교도소에서 몸무게가 18㎏ 줄었고, 교도소 의료진이 발가락 감염을 치료해주지 않아 다리를 절룩거리면서 걷게 됐다고 전했다.

투옥 직후 독방에 감금된 그는 책과 침대 시트까지 뺏기는 등 불공정한 대우를 당했다고 한다.

테일러는 "난 아무것도 없는 콘크리트 감방에 갇혔다"면서 "내가 당한 처우는 그야말로 고문에 해당한다. 거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단식투쟁을 하겠다고 협박한 지 일주일 만에야 겨우 책을 돌려받았지만, 계속해서 독방에 수감됐다고 테일러는 밝혔다.

그는 언론인 제이슨 레자이언이 이란에서의 18개월간 수감 생활에 대해 쓴 '죄수'라는 책을 읽으면서 레자이언이 종종 실외에 나갈 수 있었다는 사실이 부러웠다고 털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름에도 감방에서 나가지 못한 채 선풍기나 에어컨 없이 지내야 했고, 30일 넘게 샤워를 하지 못한 적도 있다고 테일러는 전했다.

그는 "일본의 독방 감금을 이겨낸다면 평생 당황할 만한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일러는 인터뷰에서 "비폭력 범죄로 그런 처우를 받게 된 사람이라면 탈출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곤 전 회장의 탈주를 옹호하기도 했다.

테일러는 특수부대원 출신인 부친 마이클 테일러와 함께 2019년 12월 대형 악기 상자를 이용해 곤 전 회장을 숨겨 개인 전용기로 그를 레바논으로 탈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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