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반도체 외교' 눈길…내년 3월 체코 하원의장 초청

입력 2022-12-12 11:52
대만의 '반도체 외교' 눈길…내년 3월 체코 하원의장 초청

체코, 대만에 공들이기…대만, 美·日 등과도 협력 강화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의 반도체 외교가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에서 대만과 협력을 희망하는 체코의 마르케타 페카로바 아다모바 하원의장이 기업인들을 포함한 대표단을 이끌고 내년 3월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월 18일 지리 드라호시 체코 상원의원을 포함한 14명의 대표단이 대만을 찾았다. 체코는 2020년 8월에도 대만에 대표단을 보냈다.

체코는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참여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는가 하면 프라하 소재 '타이베이경제문화판사처'의 명칭을 '대만대표처'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들이밀면서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체코는 반도체 산업 분야의 선두그룹인 대만으로부터 기술과 투자를 받을 목적으로 공들이기를 지속하고 있다.

대만은 지난해 10월 자국의 국가발전위원회 궁밍신 주임 위원(장관급)을 단장으로 66명의 정부 대표단을 보내 체코와 인터넷 안보, 스마트 기기 등 분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 대표단은 이어 슬로바키아와는 전기차, 우주개발, 스마트 시티 분야 MOU를 맺었다.

이어 올해 1월 대만 국가발전위원회는 2억 달러(약 2천400억원) 규모의 '대만의 중·동부 유럽투자기금'을 조성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대만은 지난 2월 리투아니아에 반도체 등의 전문 기술과 경험을 본격 지원하기 위한 '대만·리투아니아 반도체·재료과학 센터를 개설했다.

이외에 대만은 자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중국을 견제하면서, 미국·일본과의 외교·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용도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선 미중 갈등과 대립 속에서 대만은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인 '칩4(한미일·대만)' 참여로 중국 견제에 앞장선 상태다. 미국이 칩4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중국을 배제하려는 전략에 동참하고 있다.

대만은 특히 지난 6일 준공식을 한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선 첨단인 4나노와 3나노 반도체 칩을 각각 2024년과 2026년에 생산토록 할 예정이며, 이를 계기로 대만 정부는 미국과의 외교·안보 협력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대만은 지난 4월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TSMC 반도체 공장을 착공하는 등 양국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대만은 2016년 '기술이 최고의 안보'라는 기치를 내걸고 반도체 산업 육성을 본격화한 후 TSMC와 첨단 반도체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올해 3분기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삼성전자로부터 빼앗은 TSMC는 미국이 생산하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와 재블린 미사일 용도의 첨단 반도체를 제공하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대만의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절반 수준이지만 파운드리 1위 TSMC, 3위 UMC,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4위 미디어텍 등을 포함한 반도체 대기업 수가 28개로, 한국(12개)의 2배를 넘는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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